[기획] 변화하는 관광 환경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③

사천시 해저터널 연계 관광 종합대책 용역 발주 계획
남해~여수 해저터널 개통 대비 야간콘텐츠 숙박 중요
사천바다케이블카 연계 무지갯빛 탐방로 조성에 총력

사천시가 공을 들이고 있는 섬과 섬을 잇는 무지갯빛 해상탐방로.
사천시가 공을 들이고 있는 섬과 섬을 잇는 무지갯빛 해상탐방로.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남해~여수 해저터널,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 KTX) 등이 2028년~2030년께 개통되면 사천과 남해를 비롯한 남해안 지역의 관광 환경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관광 인파가 남해안 지역까지 내려올 수 있는 접근성이 개선됨에 따라 이들을 머무르게 할 수 있는 관광아이템 발굴과 개발, 손님맞이 채비 등이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개통한 보령해저터널 등 타지역 사례 등을 살펴,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사항을 살펴보자. -편집자-

남해-여수 10분 거리로 

남해~여수 해저터널(국도 77호선)은 경남 남해군 서면과 전남 여수시 상암동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전체 길이는 7.31km다. 해저터널이 개통되면 자동차로 1시30분 넘게 걸리던 이동시간이 단 10분으로 단축된다. 

남해~여수 해저터널은 1998년 남해안관광벨트사업 ‘한려대교’ 건설 계획으로 출발했으며, 20년 넘게 경남과 전남의 숙원사업으로 건의해 왔다. 2020년 국도와 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 일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가시화됐다. 이어 2021년 9월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 계획(2021~2025)’에 반영됐다. 전체 사업비는 6974억 원이다. 지난 2021년 10월부터 2022년 5월까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22년 시공사 입찰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해저터널이 개통되면 남해군과 여수시가 30분 거리 내의 공동생활권이 된다. 완공 시기는 2028년에서 2030년으로 다소 유동적이기는 하나, 사천을 비롯한 서부경남의 관광에는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영호남 연결의 거점이자 남해안 관광벨트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수시에는 대형 숙박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여수시에는 대형 숙박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여수-남해 관광객 맞이 준비 시동

해저터널이 개통되면, 여수시내에 있는 여수공항과 KTX 여수역 등을 거쳐 수도권 관광객이 남해군, 고성군, 사천시, 하동군 등으로 유입될 확률이 커졌다. 진주와 고성에도 KTX역이 생기면서 관광객들의 접근성은 좋아진 편이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거쳐 가는 관광지 이미지로 굳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남해군에서는 교통량 증가에 대비한 국도 3호선 삼동-창선 확포장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남해군에도 대명리조트 건립이 추진되는 등 남해군 역시 해저터널 개통에 대비한 관광 인프라 변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남해군은 해저터널팀을 신설해 관련 제반 업무를 점검하고, 보령해저터널 등 타지자체 해저터널 관련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여수시는 기존 인프라를 바탕으로 여수불꽃축제를 여는 등 야간 콘텐츠 강화에도 힘을 쓰고 있다. 여기에 섬과 바다를 활용한 관광콘테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6년에는 세계섬박람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으며, 여수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여자만·장수만·가막만·여수해만·광양만 등 5개 만을 특성에 맞게 개발하고 관광산업과 연계·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여수와 남해 모두 인근 시군과 연계한 관광은 고민이 깊다고 밝혔다. 체류형 관광과 관련해서는 야간 인프라가 잘 갖춰진 여수시가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여수 아쿠아리움에서 쇼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여수 아쿠아리움에서 쇼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깊어진 사천시의 고민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 사업이 구체화되면서 사천시의 고민도 깊어졌다. 시는 내년 당초 예산에서 해저터널, KTX와 연계한 관광활성화 종합계획 용역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천시가 현재 고민 중인 해상관광아이템은 한려해상국립공원 사천지구내 저도~마도~두응도~신도~늑도를 연결하는 무지갯빛 해상탐방로다. 주변의 삼천포항 도시재생 뉴딜사업, 실안관광지, 사천바다케이블카, 해안 둘레길 등과 연계한 관광 아이템을 확충한다는 계획이지만, 진행 속도는 더딘 편이다. 

무지갯빛 탐방로의 경우 저도는 식도락 섬으로, 마도는 놀이, 두응도는 조망, 신도는 힐링, 늑도는 체험, 초양도는 사천바다케이블카와 자연경관 감상, 대관람차 등 놀이시설을 계획하고 있다. 탐방로 전체 길이는 2km 정도로 3곳의 보도교와 육상 탐방로를 포함한 구간이다. 

사천바다케이블카가 사천의 관광을 대표하기는 하지만, 사천시의 약점은 숙박시설이다. 실안에 호텔 1곳이 건축허가를 신청한 상태지만 기존 삼천포해상관광호텔과 남일대리조트는 문을 닫은 상태여서 대형숙박시설 문제가 큰 화두로 떠오른다. 실안에 아르떼리조트가 있기는 하지만 여수 시내의 대형숙박시설들에 비하면 규모는 작은 편이다. 

 

체류형 관광 활성 대책 ‘화두’

지난해 사천시 관광객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사천은 체류형이 아닌 경유형 관광지로 인식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숙박 역시 모텔과 여관보다는 캠핑장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신용카드 사용내역 역시 식음료 비중이 높고, 숙박 비중이 낮은 편으로 나왔다. 식음료의 경우 커피 전문점, 테마 카페 검색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체류형 관광 활성화의 3박자로 숙박, 음식, 콘텐츠를 꼽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사천 관광활성화 시민토론회에서도 먹거리와 숙박시설 체계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체류형 관광이 되기 위해선 경유지가 아닌 목적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런 면에서 사천시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실제 앞서 취재했던 섬과 육지를 잇는 해저터널, 연륙교 사례에서도 비교적 인프라를 갖춘 도시가 상대적으로 체류형 관광에 유리했다. 보령시의 경우 해저터널 개통 이후 수도권 관광객 접근이 강화되면서 주요 관광지의 입장객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실제 보령해저터널 개통 이후 보령시는 해양관광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원산도 관광지 조성, 대형 리조트, 해양케이블카 등 민간자본 투자 사업 역시 탄력을 받았다. 충남도는 2030년까지 민간 투자를 포함해 총 1조 1200억 원을 투입해 원산도 일대 5개 섬을 개발하는 ‘오섬 아일랜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안 반월도와 박지도를 잇는 퍼플교.
신안 반월도와 박지도를 잇는 퍼플교.

전남 신안군의 경우 육지와 섬이 교량으로 연결되면서 생활인구의 육지 왕래는 편해졌으나, 관광객의 실질적인 증가 규모는 정확하게 가늠하기 어려웠다.

2019년 천사대교 개통 당시 신안군과 목포시는 제1회 ‘섬의 날’을 기념해 연계관광 활성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박물관 공동유치를 위한 노력은 하고 있지만, 관광 협업 관련 성과물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의 경우 해상케이블카와 근대문화유산 등을 바탕으로 인근 시군과 연계관광 모색에 시동을 걸었다. 

사천시는 사천문화재단의 업무 범위에 관광 분야 기획 등을 포함시키는 방안 등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해저터널, KTX와 연계한 관광활성화 대책 용역도 진행할 계획이다. 

사천시 관광진흥과는 “현재로선 사천바다케이블카와 연계한 무지갯빛 해상탐방로 조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KTX 진주역에 들른 관광객을 픽업하는 방안 등도 고민하고 있다. 사천의 관광수용태세 관련 정확한 진단과 대응을 위한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라며 “전국의 지자체가 체류형 관광이 숙제이지만 쉽지는 않다. 빅데이터 분석을 비롯해 시군 연계관광 방안 마련 등 차근 차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