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만 원 보이스피싱 피해 막은 택시 기사 조용환 씨
“돈 가방 들고 창녕 간다는 얘기에 뭔가 수상하다 직감”
“피해자 뒤쫓으며 범죄 확신…떨리는 마음으로 신고해”
창녕경찰서, 범인 검거 도운 조 씨에게 감사장 전달

한 택시 기사의 재치로 6천만 원의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은 일이 전국에서 화제다. 이 미담의 주인공은 사천에서 20여 년 동안 택시업에 종사하는 조용환(58) 씨다. 그는 어떻게 보이스피싱 범죄를 의심했고, 어떻게 대처했던 것일까.

훤칠한 키와 서글서글한 눈매에 재치 있는 입담까지 갖춘 조용환 씨는 사천에서 20년 넘게 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승객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휘말려 있음을 직감, 신고를 통해 막아 창녕경찰서로부터 신고포상금과 표창장을 받았다.
훤칠한 키와 서글서글한 눈매에 재치 있는 입담까지 갖춘 조용환 씨는 사천에서 20년 넘게 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승객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휘말려 있음을 직감, 신고를 통해 막아 창녕경찰서로부터 신고포상금과 표창장을 받았다.

[뉴스사천=심다온 기자]10월 5일 오후 3시 30분 즈음, 손님을 기다리던 조용환 씨의 택시 앞으로 한 여성 A씨가 다급하게 뛰어왔다. A씨는 “창녕까지 급한 일이 있어 가야 하는데 차가 고장이 났다”고 말하며 창녕으로 태워 주기를 요청했다.

조 씨는 손님이 6천만 원이 든 돈 가방을 지녔고, 이 돈이 ‘대환 대출’ 용이라는 말을 듣고 뭔가 미심쩍다고 생각했다. 또, 목적지 주소가 은행이 아니라 창녕 터미널임을 깨닫고는 “뭔가 수상하다”고 A씨에게 말했다. 그러나 “그럴 리가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손님의 뜻을 막을 수가 없어 그대로 창녕으로 향했다.

“목적지에 5시쯤 도착했는데, 손님에게 누군가가 전화를 해서는 차에서 내려 어디로 걸어오라고 하더군요. 당연히 은행으로 오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니까 그제야 손님도 뭔가 이상하다고 여기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전화 목소리 지시대로 손님이 가길래 본능적으로 저도 뒤에서 따라 걸었어요.”

손에는 전화기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돈 가방을 들고, A씨는 길을 건넜다가 되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이에 조 씨는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거의 확신했다. 그런데도 혹시나 손님의 대환 대출 기회를 날려 버리게 하는 건 아닐까, 그리고 경찰의 허탕 출동이 되진 않을까 싶어 신고를 망설였다. 그러나 조 씨는 곧 결단을 내렸다. 112 버튼을 누른 것이다.

“상황을 설명하니까, 담당자가 ‘보이스피싱이 확실하다’고 했어요. 그래서 손님의 인상착의, 복장, 연령대, 위치를 알려 줬지요. 이어서 수거책이 도착했느냐, 순찰자가 도착했느냐 묻는데, 정말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라고요.”

조 씨가 신고 전화를 하는 동안 30대 정도의 한 여성이 A씨 앞에 나타났다. 때마침 경찰도 들이닥쳤다. 경찰은 이 여성의 전화기에서 A씨가 줄곧 통화했던 한 남성의 전화번호를 확인하고는, 이 여성을 전달책이라 여겨 붙잡았다.

A씨가 6천만 원이라는 큰돈을 잃을 뻔한 이번 일은 조 씨의 재치와 현명한 판단, 신고 덕분에 이렇게 끝났다. 창녕경찰은 조 씨에게 “정말 큰일 하셨다”고 격려하며 지난 11일 감사장과 신고포상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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