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향숙의 국궁이야기4 <여궁사 편>

활터에서 여궁사들이 활쏘기 연습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활을 내는 여궁사의 모습을 접하기 어려웠지만 요즘은 웬만한 활터에서는 여궁사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전국남녀궁도대회에서도 장년부의 기량에 뒤지지 않는 여궁사들. 이곳 사천에도 여궁사는 있다.

가녀린 체구로 어떻게 저렇게 센 활을 보낼 수 있을까 싶지만 오랜 활쏘기 연습의 결과로, 여궁사들은 당당하게 전국남녀궁도대회에서 등참하기도 하고, 전국입승단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골프처럼 여궁사들이 활을 내는 거리를 짧게 해 주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거리 145m다.

 
국궁에는 국궁구계훈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하나, 정심정기 (正心正己) 몸을 바르게 함이 그 마음을 바르게 함에 있고
   둘, 인애덕행 (仁愛德行) 어짐과 사랑으로 덕스러운 행실을 하고
   셋, 성실겸손 (誠實謙遜) 정성스럽고 참되고 실속있게 남에게 나를 낮추어 순하게 대하고
   넷, 자중절조 (自重節操) 자신의 품의를 소중하게 하고 절개와 지조를 굳게 지키고
다섯, 염직과감 (廉直果敢) 곧고 청렴하며 용감하고 결단성을 강하게 가지며
여섯, 예의엄수 (禮儀嚴守) 예를 차리는 절차와 몸가짐을 엄하게 지키며
일곱, 습사무언 (習射無言) 활 쏠 때는 말하지 말 것이며
여덟, 불원승자 (不怨勝者) 나를 이긴 사람을 원망하지 말 것이고
아홉, 막만타궁 (莫灣他弓) 남의 활을 당기지 말 것이다.

이렇듯 사람으로써 지켜야 할 덕목을 기본 예로 배우고 익히기에, 궁도인들은 사회에서나 가정에서 반듯한 사람으로 인정을 받는다. 가정에서의 자녀교육이 어느 때 보다 중요시되는 현 시대에 국궁구계훈처럼 좋은 가르침은 없다.

남에게 배려 할 줄 알고  그 배려함에 겸손을 배우며 마음과 몸이 하나이기에 어찌 활을 내는 여궁사들이 아름답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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