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변화하는 관광 환경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①

터널 개통으로 보령 신흑동~태안 영목항 10분 거리
보령, 원산도 등 섬 개발 바람… 주요 관광지 ‘활기’ 
태안, 교통량 늘었으나 블랙홀 효과 우려 목소리도

국내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인 보령해저터널 입구.
국내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인 보령해저터널 입구.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남해~여수 해저터널,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 KTX) 등이 2028년~2030년께 개통되면 사천과 남해를 비롯한 남해안 지역의 관광 환경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관광 인파가 남해안 지역까지 내려올 수 있는 접근성이 개선됨에 따라 이들을 머무르게 할 수 있는 관광아이템 발굴과 개발, 손님맞이 채비 등이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개통한 보령해저터널 등 타지역 사례 등을 살펴,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사항을 살펴보자. -편집자-

사천시는 관광객 유입과 체류형 관광활성화에 있어 남부내륙철도는 위기 요인으로, 남해~여수 해저터널은 기회 요인으로 보고 있다. KTX 개통이 거제로의 쏠림 현상을 강화시킬 것으로 우려하는 반면, 해저터널의 경우 여수를 거쳐 남해로 빠져나오는 관광객의 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먼저 개통한 보령해저터널은 남해~여수 해저터널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사례로 꼽힌다. 

보령해저터널 내부 모습.
보령해저터널 내부 모습.

국내에서 가장 긴 보령해저터널 

보령해저터널은 전체 길이 6.927㎞로 국내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이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해저터널이다. 이 터널은 보령-태안간 국도 77호선(충남 보령시 신흑동~충남 태안군 고남면 고남리간 14.1km)의 일부로, 2019년 12월 개통한 원산안면대교와 함께 보령과 태안을 연결한다. 이 터널은 2012년 4월 공사에 들어가, 공사 11년(약 4000일)만인 2021년 12월 1일 개통했다.

이 터널 덕분에 보령 대천항에서 태안 안면도 영목항까지 운행 거리가 기존 95㎞에서 14㎞로 줄었다. 승용차 기준 운행시간은 기존 90분에서 10분으로 크게 단축시켰다. 이 덕분에 해저터널 인근 보령시의 관광 인프라 확충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원산도 등 관광개발 본격화

실제 보령해저터널 개통 이후 보령시는 해양관광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원산도 관광지 조성, 대형 리조트, 해양케이블카 등 민간자본 투자 사업 역시 탄력을 받았다. 충남도는 2030년까지 민간 투자를 포함해 총 1조 1200억 원을 투입해 원산도 일대 5개 섬을 개발하는 ‘오섬 아일랜즈’ 사업을 지난 9월 발표했다. 원산도와 삽시도, 고대도, 장고도, 효자도를 세계적인 해양레저관광도시로 가꾼다는 것. 

구체적인 사업으로는 △원산도 해양레포츠센터 조성 △원산도 복합 마리나항 건설 △원산도 헬스케어 복합단지 조성 △원산도 갯벌생태계 복원 △삽시도 아트 아일랜드 조성 △섬 국제 비엔날레 개최 △선셋 아일랜즈 바다역 건설 △원산도 대명소노리조트 관광단지 조성 △원산도&삽시도 해양관광케이블카 설치 등을 예고했다. 이 가운데 원산도와 삽시도 3.9㎞ 구간을 연결하는 해양관광케이블카는 2024년 착공 예정이다.

보령, 올해 관광객 크게 늘어 

보령 해저터널 인근 대천해수욕장. 짚라인과 레일카 등 놀이시설이 설치돼 있다.
보령 해저터널 인근 대천해수욕장. 짚라인과 레일카 등 놀이시설이 설치돼 있다.
보령 해저터널 인근 대천해수욕장. 
보령 해저터널 인근 대천해수욕장. 

보령시에 따르면, 해저터널과 연결된 원산도의 경우 해저터널이 연결되기 전 6만~7만 명이 찾던 관광지였으나, 개통 이후 올해 8월 말까지 82만 명이 다녀가는 등 10배 넘게 관광객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서해안 최대 규모인 보령 대천해수욕장은 올해 해수욕장 개장 기간 연인원 483만 명이 방문해 지난해 281만 명보다 72%(202만 명)이 증가했다. 

보령해저터널 인근 대천해수욕장의 경우 10월 초 방문했을 당시 축제 기간이 아님에도 짚라인, 레일카 등 놀이시설을 타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인근에는 호텔 등 숙박시설과 음식점들이 즐비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보령시는 10월 다양한 가을축제를 개최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해저터널이 관광객들의 중요한 유입경로가 되고 있다. 

태안, 관광객 쏠림 우려 목소리

태안군은 만리포 등 28개 해수욕장은 올해 방문객이 전년 대비 26% 늘어난 146만 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관광객이 늘었다고는 하나, 규모 면에서는 차이가 난다. 보령시와 태안군은 해저터널 개통 전 양 지역 교차관광 프로그램을 함께 협의한 바 있다.

태안 영목항 전망대
태안 영목항 전망대

태안군에서는 해저터널 개통 이후 보령시로의 관광객 ‘블랙홀 효과’(쏠림 현상)를 우려하는 모양새다. 태안에서 만난 한 낚시점 주인은 “해저터널 개통 이후 통행량이 늘었으나, 보령 대천으로 빠져나가는 인파가 더 많다”며 “낚시객들이 네비게이션을 검색하면 해저터널(대천)을 통해서 이곳으로 오도록 안내하고 있다. 낚시객들도 보령에 많이 빼앗긴다”고 우려했다. 

태안군 한 지역언론인도 “해저터널 개통의 최대 수혜는 보령이 보고 있다”며 “사실상 우리는 준비가 덜 되어 있었고,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시와 군이 연결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도시 쪽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계관광은 숙제…공감대 중요

그렇다면 보령군은 해저터널 효과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보령시 관광과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보령시 관내 관광객이 2~3배 늘었다. 보령해저터널 개통 이후 직접적인 관광객 증가 효과가 있었다고 판단한다”며 “보령시 관내 체류형 관광을 위한 여러 아이템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 시군간 연계 관광상품개발과 협업은 개통 전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왔으나, 개통 이후에는 사실상 지지부진한 상태다. 큰 그림으로 서해안권을 묶는 시군 연계 관광 공감대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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