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반려동물 문화의 확산, 그 빛과 그늘 ④

지자체의 공공 유기동물보호소·동물장묘시설 느는 추세
‘반려동물 산업 집적화’에 나선 임실군 사례에 ‘눈길’
‘펫 공원’ 조성하는 사천시…적극적인 발상 전환 필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반려동물 유기나 개물림 사고, 반려동물 사체 처리 문제 등, 사회적 문제 발생 빈도 역시 증가세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시설 등을 새로 지으려 해도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진행이 어려운 상황. 다른 지역의 상황을 살펴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 개선과 주민과의 갈등 해결책을 찾아 본다. -편집자-

 

우리나라 가구의 25.9%가 반려동물을 키운다. 세 집 건너 한 집은 동물을 가족처럼 데리고 사는 셈이다. (사진=독자제공)
우리나라 가구의 25.9%가 반려동물을 키운다. 세 집 건너 한 집은 동물을 가족처럼 데리고 사는 셈이다. (사진=독자제공)

[뉴스사천=김상엽 기자] 앞선 세 차례의 기획 보도에서 살폈듯 우리나라는 지금 ‘반려동물의 전성시대’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구의 25.9%가 반려동물을 키운다. 세 집 건너 한 집은 동물을 가족처럼 데리고 사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시대에 버려지는 동물이 부지기수다. 이로 인해 유기동물보호소는 늘 만원이다. 그중 상당수는 안락사하는 운명을 맞는다. 동물장묘시설도 턱없이 부족한 편이어서, 많은 반려인이 뜻하지 않은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와 충남 서산시에서는 공공용지에 유기동물보호센터를 만들었다. 사진은 용인시 동물보호센터의 유기견.
경기도 용인시와 충남 서산시에서는 공공용지에 유기동물보호센터를 만들었다. 사진은 용인시 동물보호센터의 유기견.

전국의 사례를 살핀 결과 일부 지역에서는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경기도 용인시와 충남 서산시에서는 공공용지에 유기동물보호센터를 만들어 유기동물로부터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면서 동물 복지까지 챙기고 있었다. 전북 임실군에서는 전국에서 최초로 공공 반려동물 장묘시설까지 갖췄다.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조성 중이며, 아예 산업으로 연결하는 작업에도 한창이다.

사천시는 유기동물의 보호와 입양 홍보, 동물 학대 방지 등에 애써야 한다. 이는 ‘사천시 동물보호에 관한 조례’에서 잘 담고 있다.
사천시는 유기동물의 보호와 입양 홍보, 동물 학대 방지 등에 애써야 한다. 이는 ‘사천시 동물보호에 관한 조례’에서 잘 담고 있다.

이처럼 주민과 갈등을 일으키는 동물 관련 시설을 지자체가 나서서 세우는 모습, 사천시에서도 조심스럽게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국가가 동물의 보호·관리를 위해 동물복지계획을 수립·시행하게 하면서, 지자체는 이에 적극적으로 따르도록 규정한 동물보호법 제4조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사천시는 유기동물의 보호와 입양 홍보, 동물 학대 방지 등에 애써야 한다. 이는 ‘사천시 동물보호에 관한 조례’에서 잘 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사천시가 운영하는 동물 관련 시설은 열악하다. 39마리를 수용할 유기동물보호소가 있다지만 임시 시설일 뿐이다. 발생하는 유기동물이 많아 수용에도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일부에는 어쩔 수 없이 안락사 결정을 내리고 있다.

공공의 기능을 그나마 보완하는 쪽이 민간 동물보호단체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비와 후원금으로 유기동물보호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삼천포 동지역에 위치한 한 유기동물보호시설.
공공의 기능을 그나마 보완하는 쪽이 민간 동물보호단체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비와 후원금으로 유기동물보호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삼천포 동지역에 위치한 한 유기동물보호시설.

공공의 기능을 그나마 보완하는 쪽이 민간 동물보호단체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비와 후원금으로 유기동물보호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사천시에는 현재 5곳의 민간 동물보호시설이 있다. 단체마다 보호하는 동물은 40~100마리 정도다.

한 민간 보호소의 운영자는 “사람들이 보호소 앞으로 찾아와 동물을 버리고 가는 일이 있어 주소를 공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시설도 포화상태라 동물을 더 데려오기가 힘들지만, 시에서 안락사 공고가 나면 차마 그대로 두고 볼 수가 없다”고 했다. 어려운 여건에도 안락사만은 막겠다는 의지가 강함을 알 수 있다.

사천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중인 유기견들.
사천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중인 유기견들.

이런 현실을 사천시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뾰족한 대책을 내놓진 못한다. 유기동물과 반려동물 관련 업무가 있는 축산과 동물방역팀의 강진석 팀장은 “유기동물보호센터의 필요성은 알지만 어디에 해도 반대가 심할 것이기에, 계획을 세우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유기동물보호시설을 두고도 이 정도의 반응이니, 동물 장묘시설은 아예 언급조차 하기 힘든 게 사천의 현실이다. 그러나 이 문제도 꼭 풀어야 할 숙제임이 분명하다. 이를 위해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다시 주목해 보자.

임실군은 앞으로 반려동물 관련 사업이 커지면서 수익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 펫 카페, 반려동물 놀이터, 반려동물 호텔 등을 오수면에 모아 반려동물 산업의 중심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임실군은 앞으로 반려동물 관련 사업이 커지면서 수익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 펫 카페, 반려동물 놀이터, 반려동물 호텔 등을 오수면에 모아 반려동물 산업의 중심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임실군 오수 펫 추모공원의 관계자는 “공공이라는 글자가 주는 신뢰성에 전국에서 많은 분이 찾아 온다”며, “지자체에서 설치와 운영에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임실군은 앞으로 반려동물 관련 사업이 커지면서 수익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 펫 카페, 반려동물 놀이터, 반려동물 호텔 등을 오수면에 모아 반려동물 산업의 중심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동물 수목장 터도 넓히면서 연결 도로 확장에도 나섰다.

임실군의 공공 동물장묘시설인 '오수 펫 추모공원'은 동물 수목장 터도 넓히면서 연결 도로 확장에도 나섰다.
임실군의 공공 동물장묘시설인 '오수 펫 추모공원'은 동물 수목장 터도 넓히면서 연결 도로 확장에도 나섰다.

이 밖에 제주시가 최근 공설 동물 장묘시설 건립 계획을 밝히는 등 동물 장묘시설 설치에 지자체가 참여하는 일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크게 늘면서 머지않아 지자체마다 큰 골칫거리로 떠오르기가 십상인 까닭이다.

마침 박동식 사천시장은 민선 8기에 들어서며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펫 공원’을 짓겠노라 이미 약속했다. 10억 원씩의 시비를 들여 사천읍 권역에 한 곳, 동 지역에 한 곳을 짓는 방안이다.(사진=사천시청 누리집, 시장 매니페스토(공약))
마침 박동식 사천시장은 민선 8기에 들어서며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펫 공원’을 짓겠노라 이미 약속했다. 10억 원씩의 시비를 들여 사천읍 권역에 한 곳, 동 지역에 한 곳을 짓는 방안이다.(사진=사천시청 누리집, 시장 매니페스토(공약))

그렇다면 사천시도 이제 발상을 바꿀 때가 되지 않았을까. 마침 박동식 사천시장은 민선 8기에 들어서며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펫 공원’을 짓겠노라 이미 약속했다. 10억 원씩의 시비를 들여 사천읍 권역에 한 곳, 동 지역에 한 곳을 짓는 방안이다. 여기서 한두 걸음 더 나아간다면 유기동물보호소와 동물 장묘시설도 추가할 수 있을 일이다.

물론 이를 위한 공론화 작업은 필수다. 동물 관련 시설이 들어서는 마을에는 시설의 운영권 등을 주면서 그에 상응하는 지원책을 제시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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