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명:『비천상』/ 재료: 느티나무
작품명:『비천상』/ 재료: 느티나무

[뉴스사천=월주 윤향숙] 얼마 전 성덕대왕신종의 ‘공양비천상’을 새기게 되었다. 연화좌에 무릎을 세우고 앉아 천상의 바람에 옷자락을 휘날리면서 두 손 모아 공양하는 자태를 어떤 색으로 표현해야 비천상을 글로 표현하지 않아도 마음이 전달될까 고민하다가 청잣빛이 생각났다. 

서각 작품을 할 때마다 색에 대해 고민을 한다. 흔히 꽃과 꽃말을 연상하듯 작품의 글귀도 색깔이 나타내는 색의 의미가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오방색 중심으로 색을 구성해 왔다. 오방색은 청(동쪽), 적(남쪽), 황(중앙), 백(서쪽), 흑(북쪽)을 나타낸다.

청(동쪽)은 목(木)에 해당하며 만물이 생성하는 봄의 색이다. 하늘, 바다, 물의 빛에 비유하기도 하며 복을 비는 색이기도 하다. 적(남쪽)은 화(火)에 해당하는데, 사계절 중 여름의 색이다.
생성, 정열, 적극성에 해당하여 동짓날 팥죽을 먹거나 팥을 뿌리는 행위는 가장 강한 벽사의 빛깔로 쓰인다.

오방색의 중심에 있는 황(중앙)은 우주의 중심을 나타낸다. 임금의 의복을 황금색으로 한 것도 이 같은 이유이다. 때로는 부귀를 뜻한다. 그리고 황은 우리 음식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잔칫날 먹는 음식 중 떡국이나 국수에 계란 노른자를 고명으로 채 썰어 중앙에 올리는 것도 가족 친척분들의 무병장수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백(서쪽)은 오행 가운데 금(金)에 해당한다. 결백, 진실한 삶, 순결을 뜻한다. 우리 민족이 즐겨 입은 옷의 색 중 하나이며, 굳은 의지와 자존심의 상징이기도 하다. 흑(북쪽)은 오행 중 수(水)에 해당하는데, 인간의 지혜를 관장한다. 법관의 법복이 검은색인 것도 정직과 명예의 표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첫돌을 맞은 아이, 또는 명절을 맞이한 아이에게 색동저고리에 치마나 바지를 입히는 일, 아니면 오방색이 들어간 복주머니를 장식용으로 차게 한 일은 나쁜 기운을 막고 무탈하게 잘 자라주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에서 나왔다.

구순을 바라보는 노모의 바람은 아직도 자식들이 별 탈 없이 잘 지내는 것이리라. ‘공양비천상’에 그 마음을 닮은 청자색을 곱게 입힌다. 올가을도 모두 안녕하기를~~!!!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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