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엽 시인, ‘여전히 어른이 되지 못한’ 시집 펴내

김형엽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시생시선)을 발간했다.(시집표지사진)
김형엽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시생시선)을 발간했다.(시집표지사진)

[뉴스사천=정인순 기자] ‘늙은 여자들이/ 갱물 떠 집으로 간다// 하루 종일 바다에 방목해 둔/ 시름과 눈물을 몰고 간다// 출렁출렁/ 양동이 밖으로 떨어지는 갱물은// 고요한 마을의 어둠을 닦고// 살랑살랑/ 양동이 안으로 휘도는 갱물은/ 설겅대는 내 몸 훑어내며 간다// 갱물의 발자국 소리 듣고/ 달빛도 어정어정 따라온다(후략)’- 김형엽 시인의 <갱물> 중에서

삼천포가 고향인 김형엽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여전히 어른이 되지 못한>(시생시선)을 발간했다.

김형엽 시인의 이번 시집은 ‘갱물’내음 가득하던 바닷가 고향을 배경으로 결핍조차 아름답던 유년의 시간과 공간을 아련하게 그려냈다.

문학평론가 김경복 경남대 교수는 “그녀의 시집을 펼치면 곳곳에 물이 넘실거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생의 실존적 정체성이 물로 이루어진 바다, 혹은 물길이 배어든 곳에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그녀의 성장이 물의 물질적 원소가 활성화된 곳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며, “따라서 그녀의 시 대부분이 고향에 대해 말하거나, 유년의 시간과 공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점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풀이했다. 

또한, 그는 “김형엽 시인에게 고향은 절대적 그리움의 대상이자 자신의 실존적 삶의 완성을 끌어내는 어떤 성스러운 대상”이라며, “시인은 삶에 관한 의미 찾기를 고향과 관련된 기억과 이미지를 통해 고집스럽게 수행해나가고 있다”고 평했다.

김형엽 시인은 삼천포에서 태어나 1992년 <경남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2008년 유화와 시를 모아 <내 마음의 무늬> 시화전을 가졌으며, 2017년 첫 시집 <분홍의 그늘>을 펴냈다. 현재 경남문인협회, 창원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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