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사천=사천도서관 글벗 독서회원 장혜정] 이 책은 1910년대를 배경으로 3명의 조선 여성이 ‘사진 신부’로서 하와이로 이주하면서 겪게 되는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일제 강점기 시대 하와이로 이주한 한국 남성 노동자들이 결혼하지 못한 채 방탕한 생활을 하게 되자 한국에 사진을 보내 신붓감을 찾아 결혼을 할 수 있도록 ‘사진결혼’이란 제도가 생긴다.
그 사진결혼을 선택한 여성들을 사진 신부라고 하는데,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인 배우자 선택을 검증되지 않은 사진 한 장과 중매쟁이들의 부풀려진 말만 듣고 한다는 것이 정말 안타까웠고, 사진 신부의 수가 천여 명에 달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조선은 먹고 살기 힘들어서 하와이에 가면 잘 먹고 교육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경상도에 사는 세 여성이 하와이로 향하게 된다. 늙은 신랑, 사기 결혼, 생활고, 외로움 등 자신들이 마주한 예상치 못한 현실에 절망하지만 이내 그것들을 받아들이고 낯선 땅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꿋꿋하게 살아나간다.
그들은 서로를 향한 애틋한 우정과 주변 한인들의 도움으로 암울하기만 했던 환경을 딛고 조선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기도 한다. 타국에서 같은 민족끼리 서로 다른 정치노선으로 인한 갈등도 있었으나 당당히 하와이의 구성원이 되어가는 과정이 흐뭇하게 느껴졌다.
과거 이민 여성들이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라 책을 덮고 나니 역사영화 한 편을 본 듯한 감동이 몰려왔다. 주인공들이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해서 더 친근하게 느껴져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바다가 있는 한 없어지지 않을 파도처럼…. 온몸으로 세상과 부딪치며 살아간다는 마지막 내용에 담겨있듯 우리들의 인생은 힘겨워도 또다시 이어간다는 의미를 새기며, 하와이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