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반려동물 문화의 확산, 그 빛과 그늘 ①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반려동물 유기나 개물림 사고, 반려동물 사체 처리 문제 등, 사회적 문제 발생 빈도 역시 증가세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시설 등을 새로 지으려 해도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진행이 어려운 상황. 다른 지역의 상황을 살펴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 개선과 주민과의 갈등 해결책을 찾아 본다. -편집자-

전체 가구 25% 이상 반려동물 키워…‘반려동물 전성시대’
코로나19시대에 입양율 증가…일상 회복되자 유기율 늘어
반려동물 사체 합법적 처리위한 동물 장묘업체…사천엔 없어
사천시 유기동물 보호소…임시로 지어져 39마리까지 보호가능

사천시 유기동물 보호소는 8월 5일부터 7일까지 있었던 ‘사천 문화재 야행’에서 유기동물 입양 홍보 캠페인을 펼쳤다. 유기동물 입양 공고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 관리시스템에 올린다. 그래도 저조한 입양률에 사천시는 캠페인을 열어 시민들에게 유기동물 입양에 대한 홍보에 나섰다.
사천시 유기동물 보호소는 8월 5일부터 7일까지 있었던 ‘사천 문화재 야행’에서 유기동물 입양 홍보 캠페인을 펼쳤다. 유기동물 입양 공고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 관리시스템에 올린다. 그래도 저조한 입양률에 사천시는 캠페인을 열어 시민들에게 유기동물 입양에 대한 홍보에 나섰다.

[뉴스사천=김상엽 기자] 우리나라 네 집 중 한 집이 반려동물을 키운다. 그야말로 ‘반려동물 전성시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1년에 발표한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가구의 25.9%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답했다. 그중 61.3%는 개를 키우고, 25.7%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이어서 물고기, 햄스터, 거북이, 새 등 기타 동물 순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즉 반려인이 늘어남에 따라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이들은 반려동물을 가족, 자식이라고 생각하면서 적지 않은 돈을 쓴다. 이에 반려동물 산업도 성장세다. 농식품부의 ‘2020~2024년 동물복지 종합계획’ 자료에 따르면 반려동물 산업 규모는 매년 1조 원 가까이 오르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은 더 이상 ‘내 소유의 물건’이 아니라 ‘내가 아끼고 보호해줘야 할 생명체’가 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대한민국은 반려동물과 살아가기에 좋은 나라가 됐을까.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늘어나고, 관련 산업이 성장하면서 반대로 여러 문제점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먼저, 유기동물 입양률은 2020년 조사에서 코로나19 이전(2019년)보다 조금 증가했다(26.4%->29.6%). 하지만 일상 회복 단계에 이르러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다시 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 관리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1분기의 월평균 유기동물 수는 약 8000마리. 3분기에는 1만 1000마리 가량이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인이 늘어나는 만큼 세상을 떠나는 반려동물로 힘들어하는 사람도 많다. 자식 같은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난 데 대한 슬픔과 더불어 사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실제로, 올바른 사체 처리 방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농촌진흥청이 실시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및 양육 현황 조사 보고서’에는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의 절반 가까이가 직접 땅에 묻었다고 답했다. 이는 현행법상 불법이다.

이 밖에 반려동물로 인한 소음으로 이웃 간 분쟁이나, 동물 학대 등의 문제도 있다. 연평균 2천여 건이나 발생하는 개 물림 사고도 빼놓을 수는 없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 관리시스템과 연계되어있는 ‘포인핸드’ 앱. 경상남도 사천시를 검색하면 사천시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보호중인 동물, 입양된 동물 등의 목록들을 확인할 수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 관리시스템과 연계되어있는 ‘포인핸드’ 앱. 경상남도 사천시를 검색하면 사천시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보호중인 동물, 입양된 동물 등의 목록들을 확인할 수 있다.

위 같은 문제들은 사천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게 나타난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만난 반려인 중에는 동물장묘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이도 꽤 있었다. 또한, 유기견들이 돌아다니며 가축을 물어 죽이는 일도 심심찮게 발생했다. 유기견 보호소에서는 운영상의 문제와 자연사를 방치하는 등 동물 학대 논란도 있었다.

2020년 12월이 되자, 유기견 보호소 논란은 다른 상황을 맞았다. 민간에 위탁하고 있던 유기견 보호소를 사천시가 직영 체제로 바꾸면서다. 최소한 이곳에서는 안락사나 자연사율이 많이 줄었다. 하지만 남은 숙제가 있다. 농업기술센터 한편에 자리 잡은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 보호소를 정식 유기동물 보호센터로 전환하는 일이다.

현재 사천시 임시 유기동물 보호소의 적정 보호 두수는 39마리다. 그러나 실제 보호하고 있는 유기동물은 이 수치를 훨씬 넘어서는 80마리 정도다. 한 달 기준 30마리가 구조·보호되니 하루에 한 마리꼴로 들어오는 셈이다. 이렇게 계속 동물이 늘어나면, 보호소도 동물을 보호할 공간과 인력이 모자라기에 오래 보호하고 있던 순서로, 안락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사천시에 따르면 다행히, 한 달에 30~40건씩 입양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때로는 민간 동물보호단체가 개입한다. 시에서 관리가 더 이상 불가능할 경우 민간단체에서 동물들을 데려가서, 다시 입양 공고를 내는 방식이다.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장기적으로는 정식 유기동물 보호센터가 지어져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에는 사천시도 동의하고 있다. 유기동물 보호소를 담당하고 있는 사천시 동물방역팀은 3년째 정식 보호센터를 지을 부지를 물색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문제해결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한다.

정식적인 유기동물 보호센터 건립 문제와 더불어, 반려인들의 합법적인 반려동물 사체 처리를 위한 반려동물 장묘시설 관련 문제 등도 해결할 필요가 있다. 

이에 <뉴스사천>에서는 유기동물 보호소를 먼저 도입한 지자체와 단체 사례를 취재해 사천지역 유기동물 문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가야 할지 배워보려고 한다. 또한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이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와 반려동물 놀이터(공원), 반려동물 장묘업 등 반려동물 문화가 일상이 된 우리 삶에 꼭 필요한 다른 시설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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