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공고 제57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종합 4위…용접·금형 등 4개 부문 금메달
삼천포공고·삼천포종합운동장 제6경기장으로 대회 치러…사천 홍보도 ‘톡톡히’


[뉴스사천=심다온 기자] 무거운 청색 가죽 작업복과 보호구 안으로 진땀이 흐른다. 용접한 부분을 다시 갈아내기 위해 그라인더를 쇠판에 갖다 대자 불꽃이 튀어 오른다. 한 평 남짓한 용접실을 채운 금속 가스 만큼, 완숙한 작업을 바라는 마음도 뜨겁다. 지난 2일 제57회 전국기능경기대회의 용접 부문 결선이 치러졌던 삼천포공업고등학교(교장 김홍교, 이하 삼천포공고)의 경기장 풍경이다.

삼천포공고 경기장에서 열린 용접 부문 경기 모습. 3년 동안 훈련했던 기량을 땀과 함께 쏟아내고 있다.
삼천포공고 경기장에서 열린 용접 부문 경기 모습. 3년 동안 훈련했던 기량을 땀과 함께 쏟아내고 있다.

각 시도에서 지방기능대회를 거쳐, 국가대표 선발을 목표로 이번 전국기능경기대회 용접 부문에 출전한 직업계고 학생은 50여 명. 이들은 구조물, 시험편, 파이프 등을 용접 후 비파괴 검사, 외관 심사, 수압 시험까지 사흘에 걸쳐 각자의 ‘숙련도’를 겨뤘다. 이 겨루기에서 삼천포공고의 박영욱(3학년) 학생이 금메달을 따며 그간의 노력에 빛을 냈다. 

용접부문에서 금메달을 딴 박영욱(삼천포공고·3학년) 학생(가운데). 용접 부문에서는 하정수 교사가 지도를 맡았다.(사진제공=삼천포공고) 
용접부문에서 금메달을 딴 박영욱(삼천포공고·3학년) 학생(가운데). 용접 부문에서는 하정수 교사가 지도를 맡았다.(사진제공=삼천포공고) 
금형 부문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동회(삼천포공고·3학년) 학생. 왼쪽은 김홍교 교장, 오른쪽은 이재환 지도 교사다. (사진제공=삼천포공고)
금형 부문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동회(삼천포공고·3학년) 학생. 왼쪽은 김홍교 교장, 오른쪽은 이재환 지도 교사다. (사진제공=삼천포공고)
폴리메카닉스 부문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윤기석(삼천포공고·3학년) 학생. 왼쪽은 김홍교 교장, 오른쪽은 우유석 지도 교사다. (사진제공=삼천포공고)
폴리메카닉스 부문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윤기석(삼천포공고·3학년) 학생. 왼쪽은 김홍교 교장, 오른쪽은 우유석 지도 교사다. (사진제공=삼천포공고)
산업용드론제어부문에서는 최재현·이상호((삼천포공고·3학년) 학생 조가 금메달을 땄다. 왼쪽은 김홍교 교장, 오른쪽은 이용상 지도 교사다. 2학년 참가조인 박재현·박현명(2학년) 조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제공=삼천포공고)
산업용드론제어부문에서는 최재현·이상호((삼천포공고·3학년) 학생 조가 금메달을 땄다. 왼쪽은 김홍교 교장, 오른쪽은 이용상 지도 교사다. 2학년 참가조인 박재현·박현명(2학년) 조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제공=삼천포공고)

이 부문의 심사장을 맡은 이경현 교수(한국폴리텍대학 포항캠퍼스)는 “용접은 조선, 철도, 항공 등 산업의 뿌리 기술”이라며 “이 대회에 출전하는 학생들은 3년 동안 하루 12시간 정도 훈련한다. 자원해서 직업계고를 선택하고 이렇게 기능훈련을 했던 학생들은 진로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또한 “회전체 공구를 쓰기 때문에 위험한 작업이고 특히 시간 제약이 있는 대회의 경우 마음이 급해진 학생들이 안전 규칙에 소홀하지 않도록 16명의 심사위원이 경기 시간 내내 안전 관리를 한다”고 설명했다. 

삼천포공고의 금빛 축제는 다른 종목에서도 이어졌다. 금형 부문에서는 김동회(3학년) 학생, 폴리메카닉스 부문에서는 윤기석(3학년) 학생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잠시 마주했던 윤기석 학생은 “매일 10시간씩 하는 훈련이 힘들지만 정밀 치수가 잘 맞게 나오면 기분이 좋다”며 “꼭 멋있게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천포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산업용드론제어 부문 경기에서 산악 응급 키트를 정확한 지점에 투하하는 제3과제를 치르는 참가 선수 모습.(처음, 가운데 사진) 대회 마지막 과제는 투하물을 과녁에 정확히 맞춰는 임무였다.
삼천포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산업용드론제어 부문 경기에서 산악 응급 키트를 정확한 지점에 투하하는 제3과제를 치르는 참가 선수 모습.(처음, 가운데 사진) 대회 마지막 과제는 투하물을 과녁에 정확히 맞춰는 임무였다.

2인 1조로 경기한 산업용드론제어 부문에서는 최재현·이상호(3학년) 학생 조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박재현·박현명(2학년) 학생 조는 동메달을 땄다. 삼천포공고에 두 개의 메달을 선사한 산업용드론제어 경기는 삼천포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드론 부문은 현재 예비 직종이지만 올해 지방기능대회에 240명이 지원할 만큼 인기가 높아졌다. 그만큼 선수들이 대회에서 해야 하는 과제의 난이도도 꽤 높다. 기체 조립부터, 프로그램 구동, 비행에서의 응급 키트 투하 임무 그리고 마지막 필기시험까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쓸 수 있는 기술과 필수 이론을 익혀야만 해낼 수 있다.

김제에서 온 정단욱·정용수(김제 농생명마이스터고·2) 학생들이 2인 1조로 산업용드론제어 경기에 임하는 모습. 이들은 "프로그램을 직접 짜서 하는 게 재밌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아래 사진은 박윤수 심사장이 경기 참가 학생들을 격려하는 모습.
김제에서 온 정단욱·정용수(김제 농생명마이스터고·2) 학생들이 2인 1조로 산업용드론제어 경기에 임하는 모습. 이들은 "프로그램을 직접 짜서 하는 게 재밌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아래 사진은 박윤수 심사장이 경기 참가 학생들을 격려하는 모습.

박윤수 심사위원장은 “경기에서 선수들이 직접 기체를 조립해서 쓰는데, 이는 기체를 제작하고 정비까지도 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기체와 부품에 대한 이해도를 갖추고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를 구동해 내는 모든 과정이 4차 산업 혁명 기술을 집약해 보여준다. 그 기술을 쓸 수 있는 인력들이 실력을 평가받는 데가 기능경기대회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렇듯 ‘핫’한 산업용드론제어 부문에 삼천포공고가 선전을 하면서 기관별 종합 순위에서 263개 기관 중 종합 4위라는 성적을 거뒀다. 하병형 교감은 “처음으로 우리 학교에서 경기를 치렀는데 담당 부장 선생님과 모든 선생님의 협조와 단합이 있었기에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말하며 “한편으로는 이 기능대회가 기계의 자동화에 따라 많이 달라진 산업의 변화를 반영하고, 종목마다 작업 과정에 창의력을 더할 수 있도록 유연함을 가지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8월 29일부터 9월 2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1,797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16년 만에 경남에서 개최되면서 삼천포공고가 제6경기장으로 지정돼 사천 알리미로도 한몫을 했다. 대회 기간 동안 대회 참가자들과 방문자들은 케이블카와 아쿠아리움 이용료를 ‘사천 시민 할인’을 적용해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대회 참가로 김제에서 온 정단욱(김제농생명마이스터고·2) 학생의 소감이 어쩐지 사천시민을 으쓱하게 할 듯 하다. “숙소 앞에 바다가 있는데 밤에 보니까 이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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