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섭 시인.
송창섭 시인.

[뉴스사천=송창섭 시인] 아침이 다가왔습니다. 잠자리에서 몸을 꿈지럭거립니다. 맑지 않은 영혼도 안개 속을 허우적댑니다. 혼돈의 몸부림입니다. 뒤척이는 동안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몇 십 분이 흘러갑니다. 겨우 눈을 뜹니다.

아침에 눈을 떴으니 살아 있음은 분명합니다. 눈을 비비니 슬며시 쌍꺼풀이 집니다. 주위를 살핍니다. 지난밤 잠들 때와 달라진 게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렇듯 숱한 날의 아침을 맞았습니다. 

오늘 아침은 어제의 그것과는 다릅니다. 같은 듯한데 다르다는 것이 아침이 지닌 전율스러운 매력입니다. 아침이 몰고 온 생동감이라는 도시락에 마음이 설렙니다. 염치없지만 하루라는 기회를 놓치기 싫어 덥석 붙듭니다. 아침이라는 선물이 그저 고마워 어쩔 줄 모릅니다. 

이부자리에서 몸을 조금씩 움직입니다. 몸을 풀고 몸을 깨워 주는 행위입니다. 오른다리를 들어 왼다리 위로 넘깁니다. 자연스럽게 엉덩이도 따라 왼쪽으로 살짝 돌립니다. 상체는 얼굴과 함께 오른쪽으로 틉니다. 거꾸로 왼다리를 오른다리 위로 넘깁니다. 마찬가지 엉덩이도 오른쪽으로 살짝 돌립니다. 상체는 얼굴과 함께 왼쪽으로 틉니다. 

누운 채 두 팔을 들어 만세 자세를 하고는 이내 윗몸과 두 팔 그리고 다리를 들어줍니다. 허리에 힘이 들어갑니다. 같은 동작을 몇 번 되풀이합니다. 이번에는 양쪽 어깨에 힘을 넣어 위로 올립니다. 턱을 약간 내밀고 머리를 뒤로 조금 젖힙니다. 목덜미를 죕니다. 죄고 풀고를 5초씩 5회 지속합니다. 이어서 목을 좌우로 돌리는 목운동을 합니다.  

목부터 어깨 팔꿈치 팔목 손마디 허리 무릎 발목을 주무릅니다. 수면 중에 긴장했던 관절 부위를 풀어 줍니다. 몸통을 좌우로 구르는 동작을 곁들입니다. 굳고 뻐근한 몸을 부드럽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심장 머리 몸통 팔 다리 온몸을 두 손바닥으로 가볍게 두드립니다.

경직된 몸과 마음을 다독여 편안하게 만듭니다. 이는 소중한 자신을 위해 스스로 베푸는 애정입니다. 건강하고 즐겁게 하루를 보내겠다는 다짐입니다. 애정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진정한 마음으로 베푼 것은 보상을 바라지 않습니다. 베푼 행위로 족합니다. 삶의 순리입니다. 

아침이 뿜는 은은한 향기를 맛본 적이 있습니까? 아침에도 향기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고요히 정신을 집중해 봅니다. 자신만이 찾을 수 있는 향기, 자신만이 맡을 수 있는 향기가 존재합니다. 향기를 거머쥐는 순간 자신이 살아 있다는 확신이 섭니다. 꿈틀거리는 생명력으로 포기 없이 희망을 노래하고 행복을 엮을 수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어로 아침이란 ‘아기에게 젖을 주고 일하러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라 합니다. 아기의 평화로움, 젖을 먹이는 모정의 성스러움, 일터로 나서는 역동적인 자존감을 담고 있습니다. 신선하고 경이롭습니다.

아침을 맞이하고 향기를 맡는 행위는 그저 하루 더 연명하겠다는 단순 욕망이 아닙니다. 향기로운 아침은 춥고 어두운 그늘을 걷어 젖히고 사람마다 꿈을 영글게 하는 밝고 고결한 햇살인 것입니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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