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관리사 취득 후 20년 넘게 아파트 지킴이
“‘주민들이 인정해 줄 때’ 가장 큰 보람 느껴”

※ '사천여성회가 만난 사천·사천사람' 코너는 사천여성회 글쓰기 모임에서 채우는 글 공간입니다. 사천의 여러 동네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싣습니다. -편집자-

이경희 LH사천 용강2차 주공아파트 주거행복지원센터장.
이경희 LH사천 용강2차 주공아파트 주거행복지원센터장.

[뉴스사천=김희주∙조현숙 시민기자] 적게는 수백 명, 많게는 수천, 수만 명이 모여 사는 공동주택, 아파트. 요즘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단순한 주거 공간의 의미를 넘어 거주자의 문화생활, 교육 등 공동체의 일원으로 교류에 동참하는 것을 포함한다. 그럴수록 아파트 거주자들의 생활안전을 지키고 관리하는 일은 더욱 중요해졌다. 

지난 7월 초에 만난 이경희 사천 용강2차 주공아파트 주거행복지원센터 센터장은 지난 20년 동안 아파트 관리를 맡아 왔다. 아파트 단지 내 도서관에서 인터뷰가 있던 날, 이 센터장은 새로 조성한 꽃길에 있는 화분을 정리하다 서둘러 왔다며, 땀방울 맺힌 얼굴로 맞이했다. 이토록 부지런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근무하고 계시는 아파트와 하시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우리 아파트는 LH 국민임대 아파트로 취약계층, 그러니까 어르신들이나 몸이 불편하신 분 등이 주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위 환경을 조금 더 편안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거행복지원센터장은 어떤 일을 하나요?

=LH임대아파트는 관리사무소를 주거행복지원센터라는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센터장은 주택관리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고, 아파트에 있는 시설물 관리, 경비, 청소 등 아파트의 모든 일을 돌보고 있습니다. 아파트의 편의시설, CCTV, 주차장과 게시판, 전기시설, 수도시설, 화단 등도 매일 둘러보며 주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지요.

이경희 센터장이 새로 조성한 꽃길에 있는 화분에 물을 주고 있다.
이경희 센터장이 새로 조성한 꽃길에 있는 화분에 물을 주고 있다.

언제부터 주택관리사를 했고 사천용강2차주공아파트에는 언제 오셨나요?

=주택관리사는 1998년 11월에 취득했고, 2002년 3월부터 근무를 시작해 통영과 진주의 아파트소장을 거쳐서, 2017년 10월 25일부터 사천 용강2차 주공아파트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주택관리사를 직업으로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처음에는 생계를 위해서 시작했어요. 여자 주택관리사가 흔하지 않은 때였지만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께서 ‘여자라서 못 하는 일은 없다’고 늘 말씀해주셔서 그렇게 생각하며 자랐고요. 생각해보니 남녀 불평등한 대우에 비판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었던 것 같네요. 지금은 우리 아파트 환경에 좋은 변화나, 그로 인해 주민들이 좋아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끼고, 이 직업을 선택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하지요. 그러다 보니 이제는 주어진 업무에만 바쁘게 움직이지 않고 우리 주민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긴 시간 생각도 하고요. 

센터장으로 일하면서 좋았던 것이 있나요?

=주민들이 ‘우리 센터장님 참 잘한다’고 인정해 줄 때지요. 그때는 진짜 보람을 느껴요. 힘들게 일하는 직원들에게 음료수 한 잔, 아이스크림 한 개를 전달해주고 작은 일이라도 직원들의 노고를 알아주는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때가 가장 좋았어요. 간혹 힘들게 하는 주민이 있지만요. 주거행복지원센터가 존재하는 것도 주민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고 주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그런 마음을 몰라줄 때는 솔직히 서운하지요.

이곳에 근무하면서 보람된 일이나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요?
=우리 아파트에 작은 도서관이 생겼어요. 지난해 3월에 LH에서 작은 도서관 설립 관련해서 공문이 왔길래 주민 대표들과 뜻을 모아 한번 해보자 했죠. 방치돼 있던 주민공동시설을 이용할 것을 제안하며 발 벗고 나섰더니, 그 노력 끝에 지금의 ‘LH 아라 작은 도서관’이 만들어졌어요. 가장 보람된 일이죠.

주민대표들과 뜻을 모아 설립한 ‘LH 아라 작은 도서관’을 이경희 센터장은 가장 보람된 일로 꼽았다.
주민대표들과 뜻을 모아 설립한 ‘LH 아라 작은 도서관’을 이경희 센터장은 가장 보람된 일로 꼽았다.

함께 일하는 동료나 주민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사실 사천 용강2차 주공아파트가 너무 좋아요. 이곳에서 퇴직할 때까지 일하고 싶어요. 따뜻하고 친절한 주민들이 더 많고, 서로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배려하는 주민들이 더 많아요. 그래서 우리 아파트가 살기 좋은 곳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열심히 해주는 우리 직원들과 활기찬 아파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주민 대표님들에게 항상 고맙다고 말하고 싶지요. 지금처럼 각자의 역할을 다할 때 아름다운 아파트 문화가 꽃피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이곳에서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아나바다 장터나 플리마켓도 열고 싶고,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만들고 싶어요.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 옆 한쪽은 수국을, 한쪽은 작약을 심어서 계절마다 꽃을 보며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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