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 앞바다에 ‘문어 배’ 가득…남획·안전사고 걱정
어민들 “어획량 금방 줄어…문어 크기도 제한해야 해”
해양수산과 “현재로선 방법 없어…치어 방류 검토”
안전사고 걱정에 사천해경 “구명조끼 착용 필수”

최근 문어 금어기가 풀리면서 삼천포대교 주변과 삼천포 앞바다는 문어잡이 배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매년 문어잡이 배가 늘어남에 따라 수산자원 감소와 해상 안전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16일 문어잡이 배들로 가득한 삼천포 앞바다 풍경.
최근 문어 금어기가 풀리면서 삼천포대교 주변과 삼천포 앞바다는 문어잡이 배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매년 문어잡이 배가 늘어남에 따라 수산자원 감소와 해상 안전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16일 문어잡이 배들로 가득한 삼천포 앞바다 풍경.

[뉴스사천=김상엽 기자] 참문어 금어기가 풀리면서 문어잡이 배가 연일 삼천포 앞바다를 가득 메우는 가운데, 남획과 안전사고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참문어 금어기는 자원감소를 우려하는 어업인들의 건의로 2021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올해는 5월 24일부터 7월 8일까지 총 46일간이 금어기였다. 지난 7월 9일은 참문어 금어기가 풀린 첫날이었다. 이날 어선, 낚싯배, 레저선 등 다수의 문어잡이 배가 삼천포 앞바다에 몰리면서 진풍경을 낳았다. 사천해경에 따르면, 이날 레저선을 제외한 채낚기 어선과 낚싯배의 총 출항 횟수만 더하면 2,374회이다.

사천시 해양수산과는 “이 어선의 80퍼센트가량이 문어잡이 배”라고 밝혔다. 실제로는 일부 레저선도 문어잡이에 동참하는 점을 고려하면 문어잡이 배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고 예상할 수 있다. 이 같은 진풍경은 물때와 휴일 등에 따라 여름철 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문어잡이 배가 삼천포 앞바다에 몰리면서 남획이 큰 걱정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삼천포에서 문어를 잡는 한 어민은 “금어기 해제 첫날에 배마다 수십, 수백 마리씩 문어를 잡아갔다”고 말했다. 이어 “주말 뒤 주중에는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며 아쉬움도 토로했다.

지난 7월 16일 문어잡이 배에서 한 낚시꾼이 문어를 잡아 올리는 모습.
지난 7월 16일 문어잡이 배에서 한 낚시꾼이 문어를 잡아 올리는 모습.

사천시 해양수산과는 실제로 주말 동안 많은 수의 배가 문어를 잡으며, 주중에는 포획량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해양수산과 윤병수 과장은 “수산자원 특성상 한꺼번에 많은 양을 잡으면 어획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획량이 급감하지 않을까 염려가 따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행 규정상 참문어 포획량을 개인별로 제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금어기 지정 외에 문어 남획을 막을 다른 방법은 없는 걸까.

이와 관련해 어민들은 “단순히 금어기를 두는 것보다 하루 어획량을 제한하거나, 잡을 수 있는 무게·크기 등을 정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런 견해에 윤 과장도 어느 정도 동의했다. 그는 “현재로선 금어기 외에 다른 제한 방법이 없다”고 했다. 다만 “참문어 금어기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참문어의 수명이 1~2년으로 짧다”면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금 치어·종자생산에 힘쓰고 있는데, 치어 방류가 시행된다면 어획량 감소 문제도 어느 정도는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남획 문제와 함께 떠오른 또 다른 걱정은 안전 문제다. 금어기 해제로 생계를 위한 어업인들뿐만 아니라 생활 낚시인들도 삼천포 앞바다로 몰려들었다.
남획 문제와 함께 떠오른 또 다른 걱정은 안전 문제다. 금어기 해제로 생계를 위한 어업인들뿐만 아니라 생활 낚시인들도 삼천포 앞바다로 몰려들었다.

남획 문제와 함께 떠오른 또 다른 걱정은 안전 문제다. 금어기 해제로 생계를 위한 어업인들뿐만 아니라 생활 낚시인들도 삼천포 앞바다로 몰려들었다. 좁은 해역에 어선, 낚싯배, 레저선 등이 뒤엉키며 해양 안전사고 위험도 커졌다.

문어잡이에 나선 어민은 “새벽부터 배가 뜨는데, 작은 배나 암초들은 레이더에도 잘 안 나온다”며 “삼천포 토박이들은 몰라도,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충분히 사고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러나 행정력으로 사고를 방지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게 관계기관의 설명이다.

시 해양수산과는 “배가 많이 몰린다고 해서 현행법상 선박 출항을 제한할 수는 없다”며, “어업인, 낚시어선업자, 레저객들 스스로가 안전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천해경도 “바다에 나간 모든 사람은 꼭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하고, 작은 배는 다른 배가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식을 하는 등 조치를 해야 한다”며, 스스로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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