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에스앤케이 등 누리호 제작에 핵심 역할 맡아 
카프마이크로, 지브이엔지니어링 등 사천 기업 참여
기업들, 발사 성공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개발된 최초의 우주 발사체인 누리호가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개발된 최초의 우주 발사체인 누리호가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뉴스사천=김상엽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발사 성공으로 온 국민이 환호하는 가운데,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사천의 항공 우주 기업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천에서는 이 사업에 어떤 기업들이 참여했을까. 누리호 개발 참여 기업의 역할과 소감을 듣는다.

먼저 37만 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누리호의 개발은 체계종합, 추진기관·엔진, 구조체, 유도제어·전자, 열·공력, 발사대, 시험설비 분야로 나뉜다. 사천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두원중공업, 에스앤케이항공, 카프마이크로, 지브이엔지니어링 등의 기업이 누리호 제작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2014년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해 체계 총조립을 담당한 KAI는 발사체의 핵심인 1단 추진제 탱크를 개발했다. 이원철 발사체 체계팀 수석연구원은 “KAI가 항공 우주 체계종합기업으로서 우주 개발 기술 독립국 진입으로의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총 조립 과정 가운데, 1단부 ‘후방 상부 조합체’에 배관과 와이어하네스, 센서를 장착하는 작업이 ‘혼’을 실었다 할 수 있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카프마이크로는 핵심 장비를 연결하는 와이어하네스를 개발했다. 오상훈 개발생산팀 팀장은 “누리호 내부의 핵심 장비들의 통신·전력 공급을 담당하고, 누리호의 정상 구동을 위해 꼭 필요한 부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항공산업과 달리 우주 산업은 사업이 계속되기가 힘들다”며 “참여한 인력이나 자원들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에도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에스앤케이항공은 발사체 1단의 후방동체, 2단의 탱크 연결부, 3단의 엔진 지지부 등 발사체 전반에 걸쳐 7곳의 부품을 만들었다. 최중열 상무는 “뜨거운 온도와 무게를 버틸 수 있는, 강하면서도 가볍고 얇은 부품을 만드는 게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사가 성공적이라는 소식을 듣고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국가적 프로그램에 참여해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게 되어 너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납품이 끝나면 우주 사업 일거리가 끊길까 걱정”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지브이엔지니어링은 연료탱크 단열재를 만들었다. 박상범 상무는 “영하 180~190도에 달하는 액체 산소와 케로신의 극 저온과, 발사 시 생기는 3천 도가 넘는 극 고온이 연료탱크로 전달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단열재”라고 설명했다. 그는 “발사가 성공하는 것을 보고는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우주 산업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여러 우주 사업에 계속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남겼다.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기업들은 하나같이 ‘사업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우주발사체 개발 사업의 특성상 다음 사업까지는 개발한 부품이나 인력을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기업들은 누리호 발사 성공에 기쁨을 드러내면서도, 기술 역량과 인력 개발이 끊기지 않도록 정부의 지원과 계획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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