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발엔진 단 전투기 시험비행 4년간 2200여 회 예정

KAI “비행해봐야 소음 피해 정도 확인” 시 “무책임한 해명”
군 소음보상법 적용 대상에도 개발 중인 ‘시제기’는 빠져
KAI, 주민 이해 당부 설명회 계속…주민 “피해 보상 대책 있어야”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KF-21)가 7월 중하순부터 시험비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사천시 읍면지역의 소음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KAI)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KF-21)가 7월 중하순부터 시험비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사천시 읍면지역의 소음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KAI)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KF-21)가 7월 중하순부터 시험비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사천시 읍면지역의 소음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체계개발 중인 시제기는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군소음보상법)에 따른 피해 보상 대상에도 빠져 있어 제도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5월부터 KF-21 이착륙 시 소음 영향을 받을 축동면·사천읍·사남면·정동면 이장단 초청 행사를 잇따라 열고, 비행 소음 관련 주민 이해를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KAI에서 정확한 소음 피해 규모와 보상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사천시와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KAI 관계자는 “아직 시험 비행 전이라 정확한 실측 데이터가 없어 소음 피해 정도를 특정하기는 어렵다”며 “저희가 제작한 시제기는 군용기로 분류되지 않아 군소음 피해 보상 범위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제도 개선 요구해야 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KF-21은 F-15K 보다는 엔진 크기가 작아 소음이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전투기는 정부와 군 소요에 맞춰 KAI가 개발하는 것으로, 저희도 사회공헌 등의 노력을 하겠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방안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KAI가 대략적으로 추정하는 소음 크기는 쌍발 전투기인 슈퍼호넷(F/A-18)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투기는 미 항모전단이 운영하는 함재기다. 우리나라 공군이 운용하는 F-15K보다는 소음이 덜하지만, 단발엔진 고등훈련기인 T-50보다는 큰 소음이 발생한다. 

이와 관련해 사천시 환경보호과는 “새 전투기가 어느 엔진을 쓰는지 이미 나와 있고, 비행횟수, 항로 등이 계획돼 있음에도 KAI에선 소음 관련 시뮬레이션 데이터가 없다는 말만 반복하니 갑갑하다”며 “무책임한 해명 같아서 수차례 이 문제를 따졌다. 제도 개선도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민원 발생 이후 주민을 설득하는 것이 더 어렵다. 사전에 소음 수준을 밝히고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천시는 자체적인 소음 측정망을 활용해 KF-21 시험 비행 관련 항공기 소음 정도를 측정하고, 피해 저감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하영제 의원실은 “전투기 시제기가 군 소음 피해 보상에 빠지는 현행법의 문제를 지적하고, 제도 개선을 위한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라며 “국책사업이긴 하지만 수년간 주민들이 입을 소음 피해와 관련해서는 군당국과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유동연 축동면 이장협의회장은 “이제 곧 축동면을 비롯해 읍면지역 곳곳이 큰 소음 피해에 시달릴 것인데, 구체적인 피해 보상책이나 저감 방안을 밝히지 않아 갑갑하다”며 “주민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 높였다. 

KAI는 본격적인 시험 비행 전인 7월 7일 오전 축동면행정복지센터에서 KF-21 소음 관련 주민 설명회를 한차례 더 열고, 대책 방안을 논의한다. 

한편, KF-21의 시험비행 기간은 올해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 4년 동안이며, 총 6대의 기체가 시험비행에 사용된다. 이들 6대의 출격 횟수는 약 2200여 회 정도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하루 출격 횟수로 환산하면 1일 2~3회 정도다. 총 6기의 시제기가 제작됐으며, 초도 비행일은 당초 7월 중순으로 알려졌으나, 일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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