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사천=최인태 막걸리문화촌장] “(당신은) 수나 놓으며 꽃으로 살 수 있을 텐데…. 조선의 사대부 여인들은 그렇게 살던데….”(유진 초이) “나도 꽃으로 살고 있소. 다만 나는 불꽃이요. 그렇게 환하게 뜨거웠다 지려하오.”(고애신)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유진 초이’(이병헌 분)가 의병 ‘고애신’(김태리 분)과 나누는 대화다.

실제로 고애신처럼 ‘꽃으로, 불꽃으로’ 살았던 여성 독립투사가 있다. 그는 일본 만주국 전권대사를 암살하려다 붙잡힌 61살의 독립투사 남자현(1872~1933)으로, 체포 당시 그의 속옷은 의병전쟁에서 전사한 남편의 피 묻은 적삼이었다.

이렇게 의병(義兵)은 나라가 위태로울 때 국가의 징발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위험 앞에 섰던 이들을 말하는데, 임진왜란과 구한말 의병이 항일 독립운동으로 이어졌고, 신분과 계급, 남녀를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조선 시대 집집이 빚었던 우리의 전통주(家釀酒·가양주)가 일제강점기에 깡그리 사라졌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식 누룩인 ‘입국’(立麴, 코지)을 사용하는 양조장이 들어와서 우리의 전통주를 밀어내고 떡하니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1916년 조선총독부가 ‘주세령’을 발표하면서, 총독부에서 허가를 내어준 양조장은 자연스럽게 우리의 생활 속에 친일 자본으로서 자리를 잡게 되었고, 100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주류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심지어 요즘에는 양조장들이 연합함으로써 그들의 카르텔을 더욱 단단히 굳히고 있다.

최인태 막걸리문화촌장.
최인태 막걸리문화촌장.

이들 양조장 세력의 압박과 로비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전통주의 부활을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과 의지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나 이번 대통령 취임식 만찬주로 오른 6개의 술 중에서 우리 쌀과 누룩으로 빚은 술은 찾아볼 수가 없어 아쉬웠다.

이러한 때에도 전통주의 재현과 거듭남을 위해 몸부림하는 이들이 있다. 나는 그들을 ‘막걸리 의병’, ‘전통주 독립군’이라고 부르고 싶다.

다가올 6월 1일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는 날이다. 이에 더불어 의병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정한 ‘의병의 날’ 기념일이기도 하다. 모두의 가슴 속에 ‘뜨거운 불꽃’ 하나 간직하길 두 손 모은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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