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오늘같이 주룩주룩 / 비 내리고 대숲 바람 부는 날 // 울 아버지 집 뒤란에 숨겨둔 / 도가지 소주 한 바가지로 / 얼큰해지시면 / 줄줄이 줄줄이 읊어주시던 / 사량도 수우도 두미도 남해 / 욕지도 금오도 백도 광고 / 선축도 초도 거문도 / 청산도 여서도 소안도 보길도 / 추자도 관매도 거차군도 / 가거도 만재도 상태도 하태도 / 그 먼 먼 섬들의 길에서 / 젊음의 외줄낚시 드리우며 / 푹풍우 이겨내고 살아온 날들 / 휠체어 앉아서도 저 멀리 미조바다 / “갈 수 있다 아이가” / “백도에 지금쯤 뽈래기가 피었을 텐데” / 울 아버지 하늘나라에서도 / 머나먼 섬 섬 섬, 그 섬들을 / 다 외우시고 계실까.’ -<섬섬섬, 그 섬들은> 전문
사천시 신수도 출신 김학명 시인(60년생)이 첫 시집 <섬섬섬, 그 섬들은>(리토피아 포에지 126)을 최근 펴냈다.
김학명 시인은 2021년 계간 리토피아 겨울호로 등단했으며, 신수도 환경연합 상임이사, 사천다물연구회장, 재경 삼천포고등학교 동문회 사무총장 등을 맡고 있다.

김학명 시인은 고향인 신수도를 배경으로 어린 시절 추억과 섬을 향한 그리움의 노래를 시로 표현했다. 이번 시집은 고향을 향한 애틋한 서사들로 채워졌다. 첫 시집인 만큼 시인의 기억과 체험이 버무려진 그 시절의 초상들이 아련하게 표현되어 있다. 시인은 지역의 자연과 역사, 친지와 같은 이웃 사람 등 정서적 연대와 지향도 이번 시집에 담아냈다.
시집 해설을 쓴 배인덕 시인은 “김학명 시인의 이번 첫 시집은 시인이 고향에 바치는 애절한 헌사이면서 동시에 오래 타향을 떠돌았던 방랑자로서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의 노래라 할 수 있다”라며 “이미 기억과 체험 속의 섬, 즉 근원과 맞닿은 과거의 ‘섬’을 그리움이나 외로움이라는 가정의 차원이 아니라 자기 성찰의 계기로 바꾸고 있다”고 평했다.
김학명 시인은 “가슴에 그리운 섬 하나 심어놓고 사는 그런 좋은 날 가득하길 기원한다”며 독자들에게 삼천포 바다의 섬들이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