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영화 포스터.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영화 포스터.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해리포터 시리즈의 prequel(프리퀄: 이전 이야기) 격인 ‘신비한 동물 사전’ 시리즈가 시작된 지도 8년이 지났고, 3편인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이 개봉했다. 전체 5편으로 기획된 가운데 중간 기착점을 지나는 중이다. 이야기 전개의 기본 구성인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로 따지자면 스릴 넘치고 모든 시선을 한눈에 집중시켜야 할 단계인데,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냈을까.

해리포터 시리즈의 종결에 아쉬워했던 수많은 팬이 ‘신비한 동물 사전’ 시리즈의 탄생을 얼마나 반겼던가. 1편은 이야기가 평이함에도 불구하고 책에 나왔던 환상의 동물들을 리얼하게 보여줬다는 호평했고, 2편 역시 부실한 서사에 캐릭터 소개에 불과한 전개였으나 여기까지는 터 닦기 중이라고 용인할 수 있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켜줘야 할 시점인데 3편까지 나온 지금까지도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모양새다. 

3편인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은 마법 세계를 위협하는 적을 물리치기 위해 덤블도어가 주인공과 힘을 합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여전히 시원한 구석이라고는 없고, 주인공은 존재감마저 희미하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후광으로 용케 버티기는 했으나 5편으로 완결되기 전까지 치워두고 싶은 심정이다.

무엇보다 관객이 ‘신비한 동물 사전’ 시리즈에서 기대했던 바를 채워주지 못하는 게 문제다. 현실에서 볼 수 없던 마법의 세계와 신비로운 마법 생물들을 마음껏 볼 수 있을 줄만 알았는데, 보고 싶은 건 보여주질 않고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는 꼴이다. 아무리 화려한 잔치라도 주인공이 없는데 마음 편할 리가 있겠는가.

심지어 이런 의심마저 든다. 일본의 경우 로봇이나 완구 제작업체가 회사의 제품을 팔아먹기 위해서 만화 또는 애니메이션 제작을 의뢰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하던데, 혹시나 ‘신비한 동물 사전’ 시리즈도 신비한 마법 동물들을 완구로 제작해서 팔아먹겠다는 작전이었을까. 물론 허튼소리이지만 오죽하면 이럴까 싶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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