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스텔라

'스텔라' 영화 포스터.
'스텔라' 영화 포스터.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차량담보업계의 에이스 영배(손호준)에게 보스가 슈퍼카를 맡겼다. 그런데 이 차가 친구와 함께 사라지면서 졸지에 범인으로 몰린 주인공이 올드카 ‘스텔라’를 타고 도망치는 이야기가 <스텔라>다.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코미디에 추격전이라는 흥미진진한 스릴을 더하고 눈물 없이는 보고 들을 수 없는 가족애를 버무린데다 추억을 되살리는 듀스와 여행스케치의 노래까지 깔았다.

불황지표 중에 하나가 넥타이와 립스틱이다. 수요가 증가할수록 불황이라더라. 비슷하게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사람들은 가볍게 웃을 수 있기를 원해서 휴먼코미디나 가족드라마가 인기라고 한다. 그렇게 따지면 ‘코로나 불황’인 현 시국에 <스텔라>의 개봉 시기는 꽤 좋은 편이라고 하겠다. 요구만 적당히 충족시켜준다면 최소 평균은 하지 싶은데 <스텔라>는 굳이 반례도 존재한다는 걸 애써 증명하고 있다.

당대 최고였으나 이제는 구경거리로 전락한 낡은 자동차 하나에 주인공의 처지, 집안을 일으키겠다는 아버지의 희망 등 여러 함의를 담은 모양새는 좋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건만 어느 새 빛이 바랜 청춘과 거친 세파에 시달려 너덜너덜해진 인생사를 코미디와 진한 눈물로 섞어서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웃음으로 시작해서 감동으로 마무리하는 전형적인 한국 코미디 전형이 낡았다고 하지만, 제대로 엮기만 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나름 보장된 공식 아니던가. 그저 뜻대로 되지 않을 뿐이다. 

작위적 설정에 예상을 도무지 빗나가는 법이 없는 식상한 장면 구성은 어찌 하오리까 싶고, 연기력 인정받은 배우들의 출연함에도 티키타카를 보는 재미도 없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마치 추격전이 있는 휴먼코미디 가족드라마가 아니라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 이것저것 다 차려봤소!’처럼 보인다. 요즘 세상에 낡은 올드카가 신파를 기름 삼아 넣고 달리는 것도 어쩌면 기적이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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