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윤향숙의 국궁 이야기1<입문 편>

사천 수양정에서 최병권(87) 선생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옛부터 우리민족을 중국에서는 동이(東夷)족이라 하여 활 잘 쏘는 민족으로 불렀다.

동이열전에 기록하기를 칼을 옆구리에 차고 길이가 짧은 활을 잘 쏘았다는 것을 보면 국궁은 우리민족의 상징적인 무예라 할 수 있다.
 
오천년 한국사의 찬란한 민족문화를 지켜 온 호국의 무예로서 오늘날 국민정서를 함양하고 예의와 규범을 중시하며 심신단련에 최적인 전통스포츠를 지키고 이어나가는 곳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사천시에는 활터가 네 곳이 있다.
삼천포 망산공원에 위치한 대덕정과 사천향교 뒤 뚬뻘산 기슭에 위치한 수양정, 사천장례식장 옆에 있는 관덕정 그리고, 곤양면소재지에 위치한 낙홍정이 그것이다.
 
활은 심신을 단련시킬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다스릴 수 있어 복잡함에 묻혀 사는 현대인에게 알맞은 운동이다.
대부분의 운동은 맞상대가 있어야 운동을 할 수 있지만 활은 오직 자신과의 싸움이다.

하여,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개의치 않고 운동을 할 수 있다.

가끔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 중에는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활은 운동으로써 제약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기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사천지역 활터 중 하나인 수양정 풍경
활은 밤에도 할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야구경기가 그렇듯 활도 밤에 불을 켜놓고 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되며, 시간만 허락된다면 밤새도록 활을 내어도 좋고 이른 새벽에 활을 내어도 좋다.

예컨대 ‘숟가락 들 힘만 있으면 활은 보낼 수 있다’ 하였다.
물론 활에 대한 기본기가 다듬어진 사람에게 적용되는 말이기는 하지만

현재 사천 수양정과 대덕정에는 팔순을 훌쩍 넘긴 어르신들도 젊은 궁사 못지 않게 활을 쏘고 계신다.
그만큼  활은 나이가 들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복잡하게 엉클어진 생각과 근심을 모두 날려  버릴 수 있는 곳
새해 아침 솟아오르는 해의 기상이 느껴지는 곳

그 곳이 바로 활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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