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노가다 칸타빌레

『노가다 칸타빌레』송주홍 저 / 시대의창 / 2021
『노가다 칸타빌레』송주홍 저 / 시대의창 / 2021

[뉴스사천=우민재 삼천포도서관 사서]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을 만나지만 친밀한 사이가 아니고서는 그 사람이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른다. 마찬가지로 길에서 또는 공사 현장을 지날 때 종종 건설노동자를 마주치지만 그들의 세계는 정확히 잘 알지 못한다. 

<노가다 칸타빌레>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깐 일하다 떠날’ 생각에 노가다판에 뛰어들었다가 의외의 적성을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현장에서 형틀 목수로서 일하는 저자의 일상과 현장의 모습을 담은 노동 에세이이다.

드라마나 영화에 가끔 등장하는 인력사무소 이야기, 노가다 초짜를 위한 패션 가이드, 노가다 현장의 아침 풍경, 왜 노가다인들은 화가 많을까, 노가다꾼 송 씨의 일일 등 실제로 경험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건물은 어떤 공정을 거쳐서 완성이 되는지, 곰방꾼, 미장공, 철근공, 비계공, 목수 등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안전사고와 같이 조금 어두운 면들까지 다루었다. 

신문 기자로 활약했던 저자의 글재주 덕분에 고단함과 먼지로 뒤덮인 힘든 노가다 현장과는 반대로 책은 무척 쉽게 읽힌다. 또한 노가다 현장에서 쓰는 용어들의 뜻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디서 유래되었는지 풀어놓아서 한결 쉽게 그들의 세계에 접근할 수 있다.
분명 노가다 일은 무척 고되고 힘든 일이다. 편하게 책으로 그들의 세계를 볼 수 있다는 게 조금 부끄러울 만큼이나. 예전보다 노가다에 대한 선입견도 많이 사라져서 그저 ‘나와는 다른 밥벌이를 하는 사람’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진 직업에 대한 선호도에서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저자가 지금도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 어떤 직업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값진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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