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 25일 수여식 가져…최대철 씨도 명예 회복
“명예 되찾는 일 계속되길” “민주주의에 이바지, 기뻐”

경상국립대가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조민규(49) 씨와 최대철(56) 씨에게 명예 졸업증서를 수여했다.(왼쪽부터)조민규 씨, 권순기 총장, 최대철 씨(사진=경상국립대)
경상국립대가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조민규(49) 씨와 최대철(56) 씨에게 명예 졸업증서를 수여했다.(왼쪽부터)조민규 씨, 권순기 총장, 최대철 씨(사진=경상국립대)

[뉴스사천=김상엽 기자] 경상국립대학교(총장 권순기)가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조민규(49) 씨와 최대철(56) 씨에게 명예졸업 증서를 수여했다. 특히 조 씨는 사천 출신이다.

경상국립대는 학칙과 명예 졸업증서 수여 규정에 따라 민주화 운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국가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명예 졸업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경상국립대는 지금까지 14명의 제적생을 발굴해 명예 졸업증서를 수여했다. 올해는 2월 25일 오전 10시 가좌캠퍼스 GNU 컨벤션센터에서 졸업증서 수여식을 열었다.

사천시 용현면이 고향인 조민규 씨는 1990년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1991년 10월 진주전문대 총학생회가 공정선거 참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연행됐고, 이후 지리산 결사대 사건으로 구속되었다가 김영삼 정부에 의해 복권됐다. 1996년 8월에는 연세대 주관의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민주적 토론행사’ 중 경찰의 폭력진압에 항의하다가 다시 체포돼 징역형을 받았다. 민주화 구현을 위해 20대를 희생한 조 씨는 1996년 미등록으로 제적됐다.

명예 졸업증서를 받은 조 씨는 “20대를 항의와 징역으로 보냈고 배움을 그만두게 되었다. ‘경제학’이 아니라 ‘경제활동’을 하는 나에게 대학의 ‘명예학위’가 무슨 의미가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며 “그러나 명예 졸업증서는 우리의 노력으로 더는 죽음으로 민주주의를 ‘염원’하지 않는 사회, 사회에 대한 ‘요구’로 체포되지 않아도 되는 나라를 만든 것에 대한, 모두의 노고를 인정하는 ‘증명’이라는 생각에 받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명예 졸업증 수여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기보다 연속성이 생겨 꾸준히 ‘명예’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길 기대하며 올해 신청하게 됐다”며 “감옥에 갔다 오지 않았더라도 민주화·학생 운동 등의 이유로 졸업하지 못한 이들이 ‘명예’를 찾는 일이 이어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조 씨와 함께 명예 졸업증서를 받은 최대철 씨는 1985년 사범대학 일어교육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사범대학 학생회 사회부장으로서 전국농민회 경남도연맹 주최 ‘농산물 제값 받기 결의대회’ 등 시위를 주도하다 1990년 5월,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형을 받았다. 이후로도 민주화 운동을 계속하다 대학에서 직권 휴학 조치를 받았다.

최 씨는 “이 나라 민주주의에 이바지한 남편이며 아버지라는 사실을 입증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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