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은 다시 갯벌로, 밭은 풀과 나무에게.. 객으로 남은 '사람'
부산 MBC ‘다도해’ 촬영팀과 함께 구랑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띠섬으로 향했다. 띠섬은 모도라고도 부르는데 광포만 입구에 있다. 곤양면 중항 안도, 고동포와 서포면 조도, 구랑리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데 1975년까지는 사람이 살던 섬이다. 지금은 섬에 살던 주민이 떠나 무인도가 되었다.
섬에 사람이 살 수 있는 조건은 물, 농경지, 땔감을 구할 수 있는 산, 집을 지을 수 있는 공간 등이다. 띠섬은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남쪽 해안 부근에서 물을 구할 수 있다. 섬인데도 오히려 육지인 구랑리 보다 물의 양이 풍부한 편이었다고 인근 주민이 옛 얘기를 들려 준다. 약 2640㎡(800여평)의 간척한 논과 약간의 밭이 있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조건도 갖추고 있다. 땔감을 구할 수 있는 울창한 숲, 집을 지을 수 있는 땅도 있으니 사람 살기에 적당한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
사람이 살았던 남쪽 해안가에는 대나무 숲이 울창하고, 북쪽 면은 가파른 해안절벽이 펼쳐진다. 논이 있던 자리에는 방조제 둑이 터진 후 바닷물이 들어와 작고 아담한 습지가 형성되어있다. 갯벌 주변으로 갈대밭과 염생 식물 군락지 그리고 울창한 숲이 들어차 있다. 갯질경, 갯방풍, 해국, 갯잔디 같은 염생 식물 군락이 보이고,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곰솔, 참느릅나무, 노간주나무, 후박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있다.
사람이 살다가 떠난 섬 그 후엔? 온갖 야생 동식물의 삶터가 되어 있었다. 집이 있던 자리엔 대나무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집은 무너져 내린 상태로 대나무 숲 속에 그대로 남아있다. 논농사를 짓던 논은 갯벌로 변했고, 밭은 식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띠섬의 생태, 역사 이야기는 촬영이 마무리 되는대로 부산 MBC '다도해' 프로그램으로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