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꿈』/ 재료: 먹감나무
제목:『꿈』/ 재료: 먹감나무

[뉴스사천=월주 윤향숙] 오랜만에 잘 차려진 밥을 먹었다. 음식 종류를 ‘거하게’ 차린 밥상이 아니라 재료와 양념이 적절하게 응용된 신선한 맛이었다. 배부르게 먹은 한 끼는 누군가를 생각하는 밥상이다.

서각 작품도 그러하다. 서법(書法)과 장법(章法), 이 두 요소에 도법(刀法), 채법(彩法)이 모두 하나로 어울려야 훌륭한 서각 작품이 될 수 있다.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서예의 기본으로부터 얻어지는 서고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서고를 만들 때는 글자와 글자 사이의 간격과 문자의 크고 작음, 그리고 획의 통일성과 균형미, 문자의 강약과 장단, 율동미가 있어야 작품이 살아있는 듯하다. 글자 수가 적은 것은 흩어 놓을 필요가 없으며, 반대로 글자 수가 많은 것은 혼잡하게 하면 안 된다.

서고가 만들어지면 서각재(書用材)에 배치한다. 서각의 재료는 나무, 돌, 솥, 종이, 기와, 거북 껍질, 석고판 등 아주 다양하다. 서고를 풀 또는 물과 희석한 목재 접착제를 이용하여 나무에 붙이는 방법과 본뜨기(쌍구뜨기) 하는 방법이 있는데, 획이 1cm 이상이면 본뜨기 하는 것이 좋다.

본뜨기는 우리가 초등학교 다닐 때 ‘사회과부도’ 책을 펼쳐 놓고 지도를 본뜨던 방법과 같다. 원본에 얇은 화선지를 올려두고 원본 글씨를 본뜬 다음 본뜬 종이를 서고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과정이 끝나면 생각해 둔 도법(刀法)으로 작품을 하는데, 음각의 경우 가는 획은 20도에서 25도이며 굵은 획은 45도가 적당하다.

양각과 음평각의 경우는 자면(글자의 옆면)과 배면(바닥)의 각도는 90도를 기본으로 하되, 판본을 목적으로 하는 양각은 여러 번 반복하는 판본작업에서 나무의 뭉그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비등각으로 작품을 한다.

나무의 나이테를 보면 사람의 지문과 닮았다. 사람의 지문처럼 똑같은 나이테를 가진 나무도 드물다. 매화의 꽃눈과 눈이 마주쳤다. 웃는 모습이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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