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노조 사천시에 촉구.. 시 " 20일 3자 대면에서 결론"

삼천포하수처리장노조 대표단이 김수영 시장과 면담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노조원이 시장실 앞에서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천시가 위탁관리 하고 있는 삼천포하수종말처리장에서 부당해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노동자들의 운명은 오는 20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천시는 이날 위탁업체인 (주)환경시설관리공사의 책임 있는 임원을 불러 일부 직원을 채용하지 않은 이유를 따질 예정이다.

18일 저녁, 사천시가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먼저 이날 오후1시, 민주노총 일반노조 사천하수처리장지회는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5일자로 박경수 지회장과 박진석 사무국장을 해고한 (주)환경시설관리공사를 비판했다.

특히 지난 12월30일 김수영 사천시장의 중재로 만난 자리에서 업체 측이 최대한 고용승계 하기로 한 약속을 뒤집었음을 강조하며 “협약을 어긴 만큼 위탁협약을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사태해결을 위해 사천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도 밝혔다.

이들은 그 근거로, 사천시와 환경시설공사 사이 협약이 체결된 후 발표된 공고에서 “당사 사규에 의한 결격사유 또는 이에 준하는 중대한 사유가 없는 한 전원 고용”이라고 명시한 부분을 들었다. 이밖에 ‘삼천포공공하수처리시설 운영관리 위수탁 협약서’에도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기존 운영요원을 최대한 고용보장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수영 시장이 자리를 떠난 뒤에도 노조 측은 오랫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정희(민노) 사천시의원이 노조를 대신해 한재천 하수도사업소장(맨 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후 해직 노동자를 비롯한 노조 대표단은 김수영 사천시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곧바로 성사되지는 않았다. 이들이 김 시장과 얼굴을 맞대고 앉은 것은 오후4시께. 하지만 원론적인 이야기만 서로 오갔다.

노조 측은 “고용승계를 보장하라는 협약을 위탁업체가 어긴 만큼 개선 명령을 내리거나 협약을 해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시장은 “공문을 보내 (고용유지를) 최대한 촉구해보겠지만 채용과 관련해서는 회사에 원칙이 있는 거니까 우리가 어쩔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들의 만남은 1시간 가까이 이어졌지만 서로 비슷한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김 시장은 오후5시께 시장실을 떠났다.

이후 해직 노동자들과 사천시청 직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오갔다. 시에서는 “주인이 없으니 자리를 비워달라”고 요구했고, 반면 노조에서는 “손님이 아직 있는데 주인이 떠나면 어떡하나”라고 맞섰다.

사천시 관계자는 “해고 사유를 묻는 공문에 대한 답신이 오면 다시 관계자를 불러 따지겠다”며 최소한의 절차가 필요함을 강조했고, 노조 측은 “이미 신뢰가 깨진 마당에 관리자 위치에 있는 사천시가 더 분명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해직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사천지역 진보단체와 노동계에서도 참석해 공동대응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한 가운데 저녁6시를 넘기자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엿보였다. 시장실에서 강제로 몰아내기 위해 사천시와 경찰이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긴장감도 잠시, 6시30분께 사천시가 (주)환경시설관리공사 측과 의견을 나눈 끝에 “오는 20일에 3자가 만나 담판을 짓자”고 제안했고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신경전은 막을 내렸다.

따라서 새 위탁업체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삼천포하수처리장 직원 고용승계 논란은 오는 20일이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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