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 영화 포스터.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 영화 포스터.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거미 소년의 기세가 무섭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개봉  나흘째 누적 성적이 200만 명을 넘었다. 팬데믹 이후 최단 기록이다. 

소니픽처스가 마블 캐릭터로 자신만의 세계관(SUMC: Sony’s Universe of Marvel Characters)을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준비했던 모든 영화를 말아먹었다. 그 중에는 애잔하기 이를 데 없는 스파이더맨도 있다. 그렇게 고통 받고 정처 없이 방황하던 <스파이더맨>이 ‘Home’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MCU 3연작을 통해서 애잔함을 버리고 마침내 마블 MCU에 제대로 안착했다. 

Marvel Studios의 스파이더맨 중 세 번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기존의 팬과 뉴비를 한꺼번에 사로잡는 동시에 마블 페이즈4 멀티버스 시대를 여는 역할을 맡았다. 멀티버스 라는 설정 덕에 이전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진저리 쳤던 빌런들이 재등장하면서 눈요깃거리와 화려한 액션으로 눈이 즐겁다. 무엇보다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 등 기존의 스파이더맨을 기억하는 기존 팬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과거 스파이더맨들의 후회, 자책, 아쉬움까지 해소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괜히 심장이 먹먹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이미 우리는 스파이더맨 탄생 비화의 기본설정은 다 안다. ‘초능력을 가졌을 뿐 흔히 보는 여염집 아이에 불과하던 소년이 마침내 진정한 히어로가 되었다’는 빤한 이야기를 이렇게나 힘들게 할 필요가 있나 싶은데 정말 잘했다. 엄지손가락 두 개 모두 치켜세우고 칭찬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잘했다.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이어지는 동안 중첩되고 꼬였던 서사와 세계관 설정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정돈했고 강하고 강한 추억의 힘까지 온전히 남겼으니 말이다. 이제는 달릴 일만 남았다. 

당연하지만 시리즈 전작을 먼저 보고 관람한다면 아는 만큼 보이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마지막에 쿠키 영상도 챙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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