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장 새 위탁업체 노조 간부 고용 거부.. 시·노조 반발

삼천포하수종말처리장 민간위수탁 협약체결로 잠시 주춤하던 직원들의 고용승계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는 새 업체인 (주)환경시설관리공사가 현 노조 간부 2명에 대해 고용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데 따른 것이다.

사천시하수처리장노조 박경수 지회장(사진 왼쪽)과 박진석 사무국장
코오롱의 자회사인 (주)환경시설관리공사는 지난 6일 사천시와 삼천포하수종말처리장, 분뇨처리장, 가축분뇨처리장을 앞으로 5년 간 관리하기로 하고 사천시 하수도사업소와 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그동안 ‘안정적인 고용보장’을 요구하던 민주노총 일반노조 사천시하수처리장지회 소속 노조원들과의 갈등도 풀리는 듯 보였다.

하지만 협약체결 열흘째인 15일, (주)환경시설관리공사는 사천시하수처리장노조 박경수(36) 지회장과 박진석(40) 사무국장에게 “채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또 이날로 위탁기간이 끝나는 음식물쓰레기처리장과 침출수처리시설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두 시설은 환경사업소에서 따로 계약을 맺어야 하지만 통상적으로 하수종말처리장을 관리하는 업체에게 수의계약 형식으로 그대로 맡기는 것이 관행이었다.

이와 관련해 사천시 환경사업소 관계자는 “겉으로는 ‘시설이 낡아 손볼 곳이 많다’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사실은 노조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환경시설공사의 속내를 풀이했다.

실제로 음식물쓰레기처리장에 일하는 직원 4명 가운데 3명이 민주노총 일반노조에 가입해 있다.

삼천포하수처리장 노조원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환경시설공사의 이런 태도에 해당 노조는 물론 사천시도 “뒤통수를 맞았다”며 분노하는 분위기다. 사천시하수처리장노조 박경수 지회장은 “회사 규정을 들고 있지만 한 번의 면접으로 어떻게 불합격으로 판단한단 말인가. 노조 와해를 위한 명백한 부당해고인 만큼 복직을 위한 싸움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천시 한재천 하수도사업소장도 “시장님 앞에서 고용승계를 분명히 약속했는데 이제와 이를 뒤집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법적 행정적 제제 방법이 있는지 변호사와 협의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음식물쓰레기처리장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환경사업소는 오는 18일까지 시간을 준 뒤, 그래도 해당 시설을 환경시설공사가 맡지 않겠다고 하면 1월말까지 다른 적절한 방법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이럴 경우 해당 직원들은 당분간 일용직으로 관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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