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당 3000원 지원키로 했다” vs “아무것도 확정된 바 없다”

농민들의 나락쌓기시위가 길어지고 있다. 사천시의 쌀값지원책이 어떻게 결론 날 것인가가 관건으로 보인다.
사천농민들이 나락값 인상을 요구하며 시작한 나락쌓기시위가 길어지고 있다. 농민들은 사천시가 지난해 말에 약속한 ‘내년 초 추경예산 반영’이란 약속이 얼마나 현실화 되는가에 달렸다며 나락 철수를 미루는 상황이다.

13일 현재, 농협중앙회사천시지부 앞에는 곤양농민단체협의회와 사천시농민회 회원들이 나락값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1일에 쌓은 나락 가마니들이 그대로 있다. 하지만 최근 사천시와 지역 농협에서 나락값 일부 보전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 시위가 끝나는 듯 보였다.

해당 농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사천시가 2010년 추경예산에 관련 예산을 반영해 나락 40kg 1가마당 3000원을 지원해주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천시는 지난 11월10일, ‘농어촌 지원에 관한 기본 조례 제정안’을 만들어 입법예고 했다. 이 조례안은 ‘농어업인 소득보전 등을 위한 지원사항’에 관한 내용도 담고 있어 쌀값지원 근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만림 전 부시장도 사천시의회에서 “조례가 만들어지면 내년 상반기에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1일, 쌀값인상을 요구하며 농협사천시지부 앞에 나락을 쌓고 있는 농민들.
농협에서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곤양농협을 제외한 나머지 각 농협이 농업보조금 형태로 가마당 1000~2000원 씩 추가 지원할 뜻을 밝히고 있는 것. 따라서 그동안 잔뜩 흐렸던 농민들의 얼굴이 조금은 밝아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농민들의 이런 긍정적 기대와 달리 사천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쌀값문제가 완전히 풀리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13일 현재, 사천시가 “쌀값보전에 관해 아무것도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천시가 가마당 3000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농민들의 주장에 대해 사천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위에서 그런 걸 검토해보라는 지시는 받았지만 형평성 문제 등 여러 가지 해결할 문제가 많아 아직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센터 또 다른 관계자도 “(농민들의)요구가 있는 것은 알지만 약속한 바는 없는데 어떻게 그런 말이 나도는지 모르겠다”고 한 뒤 “선거법과 국제기준 문제도 있고, 예산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뭐라 말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러한 사천시의 입장이 알려지자 해당 농민들도 쌓은 나락을 치우는 시기를 놓고 다시 한 번 고민하고 있다. 농민회 한 관계자는 “시의 쌀값 지원이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봤는데, 지금 와서 아니라니 황당하다. 내부 토론을 거쳐 철수시기를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현재 사천지역 농협들이 제시하고 있는 나락 수매가격은 40kg 기준 4만6000원이다. 여기에 각 농협이 가마당 1000~2000원 추가 지원금을 약속한 상황. 이제는 사천시가 어떤 대책을 내놓는가에 따라 나락가격이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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