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근 시장직 박탈에 정당·단체 잇단 기자회견
“시의회 견제 감시 제대로 했나” 지적 목소리도
내년 지방선거 공직자 정치적 중립 당부 ‘요구’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송도근 사천시장이 청탁금지법 위반 대법원 상고심 확정으로 시장직을 잃자, 사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이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송 시장의 대시민 사과와 시정 공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법원 3부는 11일 오전 11시15분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 시장의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의 원심이 확정돼 송 시장을 그 직을 잃었다. 모든 공무원은 법을 위반해 금고형 이상의 처벌이 확정되면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앞서 지난해 연말 1, 2심 재판부는 송 시장이 2016년 11월께 사업가 A씨와 예술단체 B회장으로부터 고가의 의류 4벌을 제공 받은 사실과 상품권 300만 원 어치를 받은 것에 대해, 공직자 청렴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 송 시장은 2018년 1월 지역 건설업자로부터 관급공사 수주 편의를 대가로 현금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증거불충분으로 1,2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실제 법원 1,2심의 판단은 거의 같았으며, 2심에서 송 시장이 받은 의류의 금액 부문만 일부 감경됐다. 대법원 3부는 지난 4월 법리 검토에 들어가 6월 2일부터 쟁점에 관한 재판부 논의를 한 끝에 11월 11일 선고에 이르렀다.

대법원 선고 직후 시장실 앞 복도에서 언론 인터뷰 중인 송도근 사천시장. 
대법원 선고 직후 시장실 앞 복도에서 언론 인터뷰 중인 송도근 사천시장. 

대법원 선고 직후 송 시장은 “시민분들께 시정 중단이라는 불미스런 일을 일으켜 대단히 죄송하다. 홍민희 부시장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흔들림 없이 시정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언론 인터뷰 직후 오전 11시40분께 시청을 떠났다.

대법원이 송도근 시장이 제기한 상고를 11일 기각했다. 이에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던 원심이 확정됐다. 선출직 공직자는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그 직을 잃는다. 사진은 언론 인터뷰 직후 시청사를 떠나고 있는 송도근 시장.
대법원이 송도근 시장이 제기한 상고를 11일 기각했다. 이에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던 원심이 확정됐다. 선출직 공직자는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그 직을 잃는다. 사진은 언론 인터뷰 직후 시청사를 떠나고 있는 송도근 시장.

송 시장의 시장직 상실로, 사천시는 지방선거가 있는 내년 6월까지 홍민희 부시장 권한대행 체계로 전환됐다. 홍민희 부시장은 “시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간부 공무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송 시장의 대법원 상고심 결과가 지역사회에 알려지자,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은 11일 오후 1시와 오후 1시 15분 각각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천남해하동환경운동연합,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 사천여성회, 민주노총 사천시지부, 사천진보연합, 정의당 사천시위원회, 진보당 사천시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 시청 앞 연리마당에서 “송도근 시장은 짐 싸기 전에 시민들에게 사죄하고, 권한대행은 시정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송 시장의 대법원 선고 직후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이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 시장의 대법원 선고 직후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이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와 정당들은 “송 시장 임기 내내 떠돌았던 온갖 소문의 실체가 부분 밝혀지고 법의 심판이 늦게나마 내려진 것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계속되는 코로나19 확산과 산적한 지역 현안 문제를 두고 시정의 공백을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징역형에 해당되는 집행유예가 확정된 것을 환영하면서도, 뇌물과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 선고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했다.

또한 이들은 “견제와 비판의 기능을 가진 시의회의 책임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 권력의 일당 독주를 막고 변화와 혁신의 행정을 위해 감시 기능을 더욱 높일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송도근 시장과 국민의 힘은 시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고, 다음 선거에 후보자 공천을 하지 말 것 △사천시 권한대행은 행정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지역 현안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 △시의회는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해 행정과 협력하며, 투명행정을 위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강화할 것 등을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사천남해하동 지역위원회 기자회견 모습.
더불어민주당 사천남해하동 지역위원회 기자회견 모습.

더불어민주당 사천남해하동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사천시의원들은 “우리는 깨끗하고 투명한 사천시를 위해 공직자들의 분발을 촉구하며, 시민과 더불어 청렴 실천에 앞장설 것을 천명한다”고 기자회견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누구보다 부패방지에 앞장서야 할 단체장이 오히려 비리로 중도하차하고 시정의 혼선을 초래한데 대해서는 우리는 커다란 배신감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이 불행한 사태의 일차적 책임은 송도근 전 시장에게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도 없다. 우리는 이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개인의 청렴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부정부패에 취약한 차지구조와 관행에 모두가 힘을 합쳐 대처해야 함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홍민희 시장 권한대행과 사천시 공직자들을 향해 △새로운 각오로 공정, 투명, 책임 행정에 최선을 다할 것 △신상필벌 원칙에 따른 공정한 인사로 공직기강 확립 △지난 8월 경남도 종합감사서 지적된 예산낭비 사례 자료 공개 △음성적인 관권선거 의혹 배제를 위한 정치적 중립 원칙 엄수 등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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