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지역화폐로 골목상권 살리기, 그 가능성을 찾아서 ①

2017년 56곳 3065억 원→2021년 232곳 20조 원 발행 ‘껑충’
코로나19 경제 위기로 지자체 재난지원금 ‘지역화폐’로 지급
지역상권과 공동체 활성화 목적…부정유통 방지책 등은 숙제

지난해 코로나19로 지역화폐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전국의 95%에 해당되는 232곳의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발행해 지역공동체 활성화와 지역 상권 살리려 하고 있다. 아쉽게도 아직 사천은 지역화폐 발행 계획이 없이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전국적인 흐름과 타 지역 상황을 살펴 사천지역 지역화폐 발행과 관련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편집자- 

남해에서 남해화폐 화전으로 음식값을 계산하는 모습. 경남도내에서는 사천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지역화폐를 도입·활용하고 있다.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지역화폐란?
지역화폐(local currency)란, 국가의 공식화폐와 달리 제한된 특정 지역에만 통용되는 대안 화폐를 말한다. 지역화폐는 지역의 자본을 지역 내에서 순환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지역화폐는 해당 지역에서만 사용이 가능해 지역 자금의 역외유출을 최대한 막을 수 있는 효과도 있다. 또한 지역 소규모 점포 이용이 늘어나게 되면 소상공인에게 힘이 되고 골목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코로나 위기 속 발행 규모 커져
국내에서 지역화폐가 처음 주목을 받았던 시기는 외환위기와 IMF사태가 시작됐던 1990년대 말이다. 당시 서울 송파구의 ‘품앗이’, 대전시의 ‘한밭레츠’ 등이 발행되면서 지역공동체 강화와 지역상권 활성화 모색 등 공동체 화폐가 관심을 끌었다.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 일부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지역화폐가 발행되기 시작했다. 

최근 통계를 살펴보면, 2017년 56개 지자체에 3065억 원, 2018년 66개 지자체 3714억 원, 2019년 177개 지자체에 3조2000억 원 규모가 발행되면서 점점 지역화폐 규모 발행 규모가 커졌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위기가 심화되자 2020년은 229개 지자체 9조 원, 2021년에는 232개 지자체에 20조 원 가까이 발행됐다. 전국 243개 지자체 중 95%가 지역화폐를 도입하고 있는 것.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각 지자체에서 지역사랑상품권 등 지역화폐 공급을 늘린 것이 한몫을 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올해 1조2522억 원 규모였던 지자체 지역화폐 재정지원액을 대폭 줄여 2403억 원으로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 지원이 줄어들면 지자체의 지역화폐 규모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화폐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했던 지자체들에서는 정부 지원 규모를 다시 늘려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의 70여개의 자영업단체들도 최근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확대를 촉구한 바 있다. 

지역화폐 우려 목소리도 
앞서 지역화폐의 긍정적 요인을 언급했으나, 지역화폐 발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부지역에서는 불법 현금화나 부정사용 소지 등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화폐 발행 후 선순환이 잘 되지 않을 경우 지자체의 부담 역시 존재한다. 민간 주도가 아닌 관 주도여서 공동체 활성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지만 일부 민간 운영대행사에 과도한 이익이 돌아간다는 비판도 있었다. 

여기에 상권 자체가 활성화되지 않은 농촌지역의 경우 소비력이 약한데다 정보 접근성이 낮은 고령 인구가 많은 한계가 있다. 취지는 좋지만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일부 군지역 지자체에서는 지역화폐의 부정 유통을 막기 위해 집중단속에 들어가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역 화폐는 발행한 지방자치단체 안에서 사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결국 각 지자체가 정해진 소비 총량을 나눠 갖는 제로섬 게임”이라면서 지역화폐 효용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이 연구에 대한 다양한 기관들의 반론이 잇따랐다. 

경남도청 경남사랑상품권 안내 누리집.

경남도내 상황은?
경남도내에서는 2021년 9월 기준으로 사천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군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종이와 모바일을 병행하는 곳이 있으며, 일부 시군은 체크카드 형태의 지역화폐를 도입한 곳이 있다. 

경남도는 도내에서 사용 가능한 경남사랑상품권 발행규모를 올해 약 1300억 원으로 확대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경남사랑상품권 결제금액은 약 915억 원이다. 경남사랑상품권은 2019년 8월에 첫 발행된 이후 발행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다. 경남사랑상품권의 가맹점 수는 6월 말 13만4000여 곳에서 9월 말 15만7000여 곳으로 대폭 증가했다.

도내 소상공인 대비 가맹률은 68% 수준으로 파악됐다.

경남도는 최근 개편된 e경남몰과 진주·김해·통영의 시·군 민관협력 배달앱에서도 경남사랑상품권이 결제수단으로 탑재하는 등 온라인 사용처도 확대하고 있다.  

사천시 상황은?
타 시군의 흐름과 달리 사천시에서는 구체적인 지역화폐 발행 계획이 아직 없는 상태다. 사천시의회는 5분 자유발언 등을 통해 전통시장과 지역 골목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지역화폐 도입을 지속적으로 촉구한 바 있다. 시는 지난해에서야 관련 조례를 제정했고, 향후 발행을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내년에도 당장 발행 계획은 없는 실정이다.  

정부가 지난 9월 코로나19 상생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고 밝히자, 일부 시민들은 ‘사천은 왜 자체 지역화폐를 발행하지 않느냐’고 시에 문의하기도 했다. 다행히 사천시민들은 경남도의 경남사랑상품권(경남 제로페이) 가맹점을 이용했으나, 아쉬움을 남겼다. 사천시는 지역화폐 발행의 긍정적 요인이 있는 반면, 화폐 발행에 따른 수수료 부담, 부정유통 우려 등 여러 단점이 있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뉴스사천에서는 지역화폐를 먼저 도입한 지자체와 단체 사례를 취재해 사천지역 지역화폐 발행과 관련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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