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읍 옛 동성초교 건물에 5개 기관·시설 ‘위수탁’
안전진단 결과 D등급…시설 이전장소 마땅치 않아
가천분교 입주 의향에 가천마을 “주민 위한 시설이 우선”

옛 동성초등학교 폐교 부지와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사천시장애인부모회와 장애인 관련 시설들이 시설 이전 장소를 놓고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옛 동성초등학교 폐교 부지와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사천시장애인부모회와 장애인 관련 시설들이 시설 이전 장소를 놓고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옛 동성초등학교 폐교 건물에 입주해 있는 사천시장애인부모회와 발달장애인 복지 관련 시설들이 이전 장소를 놓고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느티나무 장애인부모회 사천시지부는 지난 2005년부터 사천읍 소재 옛 동성초등학교 폐교 건물과 부지를 활용해 장애인 복지 관련 업무를 위수탁 받고 있었다. 현재 옛 동성초 건물에는 장애인 주간보호센터, 장애인평생학교, 장애인 활동지원팀, 장애인가족지원센터 등 5개 기관과 시설이 입주해 있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기간에는 발달장애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 개념의 ‘장애인 열린학교’가 열리고 있다. 방학기간에는 이용인원이 자원봉사자를 포함 200여 명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옛 동성초 건물이 지난해 안전검사 결과 철거 위험 수준인 D등급이 나오면서 상황이 크게 변했다. 몇 해 전 교육청과 부지 교환으로 해당 폐교 건물과 부지를 매입한 사천시는 건물의 안전도가 ‘위험 수준’이라며 철거 계획을 밝혔다. 

이 때문에 평일 상주인원과 이용인원이 100명이 넘는 장애인복지시설들은 다른 장소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폐교의 공유재산 임대 계약기간도 지난해 12월 31일 종료됐다. 

장애인부모회는 여러 장소를 물색하던 끝에 사남면 소재 삼성초등학교 가천분교(폐교)를 우선 이전장소로 정하고, 사천교육지원청의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사천교육지원청은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면 해당 부지를 장애인부모회가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월 주민공청회 자리에서 가천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쳤다. 결국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2차 공청회를 8월께 갖기로 했지만 주민들은 장애인시설을 비롯한 외부시설 유치에는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채정 사천시장애인부모회장은 “가천분교에 입주하려는 시설은 발달장애인의 평생학습과 보호를 위한 시설이지 주민들이 걱정하는 혐오시설은 아니다”며 “주민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어 수차례 찾아뵙고 이해를 구하려 노력했다. 이 장소마저 안 된다면 정말 더 외진 곳으로 가야하는 상황이어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천마을 구종연 이장은 “과거 저수지 사업 등 공공적인 성격을 띈 사업을 수용하면서 주민들이 피해를 감내해 왔다”며 “마을의 오랜 역사와 함께 했던 가천분교가 주민들을 위한 시설이나 야영장과 연계한 수익사업이 가능한 곳으로 변모하길 기대한다. 가천캠핑장과 연계한 키즈카페나 대안학교 유치 등 관련 사업계획서도 마련 중이다. 주민들의 입장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사천교육지원청은 “장애인부모회의 사정을 이해한다면서도, 주민들의 뜻이 중요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천시 노인장애인과와 사남면행정복지센터는 가천 주민들의 이해와 양해를 당부하고 있다.

장애인부모회 이전 후 옛 동성초를 철거, 해당 부지에 수년 내로 동부 노인복지회관을 건립하려던 사천시도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일단 장애인부모회가 옛 동성초 자리에 머무를 수 있는 기간을 연말까지로 연장하고, 사용 가능한 부지를 물색한다는 계획이다. 

이인구 사천시 노인장애인과장은 “옛 동성초 건물 안전진단 결과 안전등급이 D등급이어서 위험한 상황”이라며 “적당한 부지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시 소유 부지가 활용 가능한 곳은 대부분 외진 곳에 있어 난감하다. 가천분교의 경우 부지 소유자인 교육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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