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조사협, 홍수 11개월 만에 잠정결론 내려
사천만 어업·해양환경 관련 피해 조사는 빠져
범시민대책위-사천시, 특별법 입안 공동대응

지난 8월 남강댐 홍수방류로 온갖 쓰레기가 사천만으로 떠내려왔다. 당시 큰 피해를 입은 죽방렴 모습.(사진=뉴스사천 DB)
지난 8월 남강댐 홍수방류로 온갖 쓰레기가 사천만으로 떠내려왔다. 당시 큰 피해를 입은 죽방렴 모습.(사진=뉴스사천 DB)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지난해 8월 집중호우 당시 남강댐 사천만 방면 수해 원인이 ‘댐 운영 미흡’ 때문이라는 결론이 최근에서야 나왔다. 지난해 수해 발생 후 무려 11개월 만이다. 

합천·남강댐 댐하류 수해원인 피해조사협의회는 지난 6월 30일 합천군청에서 합천댐·남강댐 하류 수해원인 중간용역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피해조사 용역기관(한국수자원학회·한국건설기술연구원·주식회사 이산)은 “2020년 8월 황강(합천댐)·가화천(남강댐) 구간 홍수피해는 댐 운영 미흡, 댐-하천 홍수연계 부재, 하천관리 부족, 홍수 방어기준의 한계 등 복합적 원인에 의해 발생했다”며 “정부와 수자원공사 등의 운영·관리의 어려움은 인정되나, 홍수피해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용역기관은 “남강댐의 경우 홍수기 시작인 6월 21일을 기준으로 저수위를 이전 평균 EL 37.4m(2010~2018년)보다 높은 EL 39m(2019~2020년)으로 유지해 홍수조절 용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등 이상홍수 대비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사천만 방면으로 쏟아지고 있는 남강댐 물
사천만 방면으로 쏟아지고 있는 남강댐 물

특히, 댐관리규정의 계획방류량인 초당 3250톤 보다 많은 초당 5387톤을 방류한 것을 두고 “예비방류조치가 미흡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초기의 높은 수위 때문에 이상홍수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고도 밝혔다. 댐 방류 사전 통보 역시 방류 3시간 전에 했어야 했으나, 늑장 통보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가화천 일대 전체 피해지구 14곳은 모두 계획홍수위를 초과해 발생했다.
 
피해조사협의회는 “남강댐에서 댐 관리규정 상 계획방류량 이하로 방류했다면, 가화천은 홍수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집중호우(8월 6일~8일) 당시 댐에 유입된 첨두홍수량(하천의 어떤 지점에서 발생된 최대유량)은 초당 8729톤으로, 댐 설계 홍수량(초당 1만400톤, 200년 빈도)의 84% 수준이었다. 유입총량 역시 댐 설계 기준의 81% 수준으로 조사됐다. 

용역기관은 보고서 종합결론에서 “결론적으로 국가는 홍수로 인한 국민의 재산적·정신적 피해를 야기했다”며 “피해구제와 더불어 기후변화, 유역 저류기능 확보, 홍수터 확대, 하도정비, 댐-하천 홍수대응 연계 등을 고려해 피해지역에 대한 항구적인 홍수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협의회는 주민대표, 전문가 등 위원들의 검토 의견을 수렴해 조정 기간을 거쳐 최종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 용역에서는 사천만 어업피해나 해양환경 피해조사는 빠져 있어, 지역민들은 별도의 조사를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남강댐 피해와 관련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편, 남강댐 문제대응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일 시장실에서 송도근 사천시장과 현안 간담회를 갖고, 남강댐 문제 민관 공동 대응 의지를 다졌다. 

범시민대책위는 남강댐 인공방수로(가화천)의 국가책임 문제를 특별법으로 입법화하는 과정까지 시민사회가 연대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근 남해, 하동, 진주까지 공동대응을 할 수 있도록 범시민 홍보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대책위는 범시민 홍보를 위한 안내책자를 제작해 남강댐 문제와 관련한 대내외 공감대 형성을 유도할 계획이다. 

사천시 역시 남강댐 인공방수로 피해 관련 특별법 입안을 위한 용역 등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송도근 시장도 대책위 활동에 공감의 뜻을 밝히며, 대시민 홍보와 특별법 입안과 관련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강류안 범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최근 남강댐 문제와 관련해 경남도 관계공무원 간담회에 이어 사천시장 간담회를 잇달아 가졌다”며 “모든 시민이 본인 일처럼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 남강댐 방류 증대 저지와 특별법 입안까지 최선을 다해 싸워가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