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취도 중·상위권 줄고 하위권 비율 늘어
상급학교 학력 격차 커져…자기주도 학습 차이
유관기관 연계해 기초학력 향상 프로그램 추진

경상남도교육청이 최근 코로나19 전후 기초학력과 학습격차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사진=경상남도교육청)
경상남도교육청이 최근 코로나19 전후 기초학력과 학습격차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사진=경상남도교육청)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 초·중·고 등 일선 교육 현장에서 전반적인 학력 저하와 학력 양극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은 지난 17일 도내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기초학력과 학습격차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남도교육청은 도내 중학교 2학년(256개교)와 고등학교 1학년(147개교)의 코로나19 전후 국어, 수학, 영어 교과별 성취도 분포 분석 결과, “상위권과 중위권 학생 비율은 감소하고, 하위권 학생 비율은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은 같은 기간 중학교 2학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면서도, 그 변화의 폭이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예로 중2 국어교과 2학기 성취도 분석 결과, 상위권과 중위권은 2019년 각각 24.8%, 53.2%였으나, 2020년 22.8%, 51.7%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위권은 22.0%에서 25.5%로 일부 증가했다. 고1 국어교과 2학기 성취도 역시 상위권과 중위권은 각각 18.0%, 55.8%에서 15.1%, 50.8%로 감소했으나 하위권은 26.2%에서 34.1%로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는 수학과 영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도교육청이 2019년과 2021년 초등학교 3학년(509개교)을 대상으로 한 읽기, 쓰기, 셈하기 현황 분석 결과, 우려와 달리 미달 학생 비율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읽기는 3.4%에서 2.5%, 쓰기는 3.2%에서 2.2%, 셈하기는 3.4%에서 2.8%로 미달 학생 비율이 일부 감소했다. 도교육청은 이와 관련해, “기초학력 교재 개발·보급, 한셈집중학년제 운영, 대면수업 확대 등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 우려는 초중고 교원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경남도교육청이 도내 전체 초중고 교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사들은 기초학력 부진 학생이 증가한 것으로 인식했다. 기초학력 부진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초등학교 46.3%, 중학교 48.4%, 고등학교 53.5%로 상급학교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교사들은 기초학력 부진 증가 원인으로 ‘원격수업 환경 변화로 인한 교사 개별 지도와 관리의 어려움’과 ‘학생 참여의 어려움’ 등을 꼽았다.

또한 학습 격차가 커졌다고 대답한 비율 역시 초등학교 74.4%, 중학교 77.3%, 고등학교 77.9%로 높게 나왔다. 학력 격차 증가 원인으로는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차이’(초 40.2%, 중 55.5%, 고 57.8%)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도교육청은 학습결손 예방, 학습격차 해소,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향상을 위한 학생 맞춤형 학습체계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한 교실에서 교사 2명이 수업하는 ‘협력 교사제’ 확대, 학습 부진 학생을 위한 다중지원팀 운영, 온·오프라인 연계 수업 교원 역량 연수 강화, 다문화 등 취약계층 학생 지원 강화 등의 대책을 언급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경남은 기초학력 3단계 안전망 및 지원 강화를 통한 학습결손 예방, 안정적인 원격수업, 교육취약계층 지원을 통한 학습격차 해소에 나서겠다”며, “빅데이터와 AI활용 맞춤형 교육을 통한 학생 맞춤형 학습체제 구축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기초학력 부진과 학습격차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천교육지원청 김경숙 교육지원과장은 “사천의 경우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은 경남도내 상황과 거의 동일하게 나왔다. 소수점 이하에서 미미한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한국남동발전과 고성그린파워,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유관기관의 지원을 받아 지역 실정에 맞는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