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섭 시인.
송창섭 시인.

[뉴스사천=송창섭 시인]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갑니다. 어느새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20대 대통령 선거일이 열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대권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물 얘기가 곳곳에서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옵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괴감에 빠졌던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그 기억은 아프거나 슬픈 것이 아닙니다. 그 기억엔 배신과 분노의 감정이 묻어 있습니다. 

배신과 분노의 감정이 묻은 기억이라는 표현이 예사롭지 않지요. 경상남도에서 일어난 사실을 근거로 그 연유를 밝힙니다. 경상남도의 도정 책임자는 도지사입니다. 도지사는 도민의 손으로 직접 뽑는 직선제로 선출합니다. 당선된 도지사는 도민의 마음을 받아 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도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는 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임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마땅히 이행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무겁기 때문입니다. 

앞서 거쳐 간 몇몇 도지사의 행보를 통해서 우리는 민심을 반영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 그들을 확인했습니다. 자신의 야망보다 더한 욕망을 위해 민심의 동의도 없이 도지사 자리를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칩니다. 욕망이란, 무엇을 하거나 가지고 싶어 간절히 바라고 원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욕망에 눈이 멀고 욕망의 노예가 되면 도정 따위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직무 수행이 어렵다고 공감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한,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약속과 믿음을 저버리는 행위는 있을 수도 없으며 용서할 수도 없는 배은망덕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펼치는 정치는 절대 권력입니다. 국민을 위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외치지만, 수면으로 떠 오르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한결같이 자신을 위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 자신의 피붙이를 위해서 뭔가 열심히 하겠다는 허튼소리로밖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따금 ‘털면 먼지 안 나는 놈 없다’는 말을 하거나 듣습니다. 문제는 그들의 몸과 마음에서 너무도 많은 먼지가 날린다는 겁니다. ‘적게 나나 많이 나나 그놈이 그놈이다’, ‘오십 보 백 보다’말이 무색합니다. 정의로운 정치 운운하며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핏대를 올리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주장하며 설전을 벌이고, 욕설에 폭력까지 난무하는 모습에 국민은 허탈감에 젖거나 무기력증에 걸리고 외면해 버립니다. 

자신의 임무를 마지막까지 꿋꿋이 수행하고 자신이 담을 수 있는 그릇의 크기를 알아 물러날 때를 헤아릴 줄 아는 지혜를 갖춘다면, 족쇄처럼 따라다니는 후진성에서 벗어나 정치는 진일보하리라 여깁니다. 

그러고 보니 정치는 고당도를 함유한 과일과 같아 매우 달콤한가 봅니다. 그래서 한번 먹으면 그 맛의 매력에 흠뻑 취해 도무지 헤어날 줄 모르나 봅니다. 중독성이 최상급이지만 그래도 민심을 읽고 민심을 두려워하고 민심과 함께한다면 올곧은 정치를 기대해도 괜찮겠습니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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