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 ‘사천 광포만 탐방로 조성 계획’ 제안
서포천-KB인재니움-띠섬-조도리 잇는 4.8km
환경부 ‘입지 적정성 평가’ 뒤 반응…긍정적?
주민들 “‘보존과 이용’ 두 가치 함께 좇아야”

사천시가 ‘사천 광포만 탐방로 조성 계획’을 세우고 국립공원 계획에 반영되기를 제안하고 나섰다. 사진은 탐방로 계획 노선(사진=사천시)
사천시가 ‘사천 광포만 탐방로 조성 계획’을 세우고 국립공원 계획에 반영되기를 제안하고 나섰다. 사진은 탐방로 계획 노선(사진=사천시)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새롭게 지정된 광포만을 따라 걸으며 넓은 갯벌과 갯잔디 군락, 그 속에 살아가는 귀한 야생생물을 관찰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을까?

어쩌면 그날은 그리 멀지 않았다. 사천시가 광포만을 국립공원에 포함하는 방안을 환경부에 제안한 가운데, 광포만 둘레를 따라 탐방로를 개설하는 방안까지 국립공원 계획에 담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 제안에 환경부나 국립공원공단도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이란 게 사천시의 판단이다.

지난 4월 28일, 사천시청 종합상황실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국립공원 구역으로 편입을 검토하는 광포만에 탐방로를 개설하는 계획의 타당성을 평가하는 회의가 열린 탓이다. 이 심의에는 박승기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장과 환경부 직원, 그리고 5명의 민간 전문가가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사천시로부터 ‘사천 광포만 탐방로 조성 계획’을 보고 받았다. 이 계획은 사천시 서포천 끝자락에서 시작해 곤양면을 거쳐 서포면 조도리로 돌아오는 4.8km 구간에 폭 2m의 탐방로를 개설하는 게 핵심이다. 탐방로 세부 구간은 서포천에서 곤양천 하구를 가로지른 뒤 KB인재니움-대진산단 사업지-띠섬-조도리까지다. 국립공원 편입 예정지에 육지는 포함되지 않은 탓에 탐방로는 공유수면을 따라서 구상됐다.

광포만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사진=사천시)
광포만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사진=사천시)

이날 사천시는 “광포만 지역은 사천시의 숨겨진 보물로서 내륙 갯벌이 형성된 곳”이라며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편입되어 관리될 예정”이라 소개했다. 이어 “공원 지정과 함께 법정 탐방로를 개설해, 광포만 습지의 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탐방 활동을 지속하도록 공원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광포만에는 수달과 재두루미, 검은머리갈매기, 대추귀고둥 등의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음을 들면서 ‘생태적 가치’가 높음을 강조했다.

이에 공원 시설사업 입지 적정성 평가위원들이 대체로 긍정적 반응이었다는 게 사천시의 설명이다. 사천시 관광진흥과 강호명 관광개발팀장은 “위원들이 광포만 현장까지 직접 둘러본 뒤 생태적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고 입을 모았다”고 했다. 이어 “탐방로 조성에도 긍정적인 분위기였다”며 광포만 탐방로의 공원 계획 반영을 낙관했다.

이날 심의 현장에 참석했던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 성경호 해양자원과장은 좀 더 차분하게 접근했다. 그는 “탐방로는 속성상 생태계 단절을 불러올 수 있어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사천시와 지역주민들이 광포만의 국립공원 편입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모습에 평가위원들도 표정이 밝았던 건 사실”이라 말했다.

이처럼 사천시가 긍정적 기대를 숨기지 않는 광포만 탐방로 조성 계획. 이 계획은 자연자원의 보존과 이용이라는 두 가치의 조화를 강조한 주민들의 요구에서 나왔다. 이런 주민들의 뜻이 그대로 반영될지는 국립공원위원회의 마지막 심의에 달렸다. 이 심의는 올해 중으로 열릴 전망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편입 예정인 광포만과 갯벌습지의 전경(사진=사천시)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편입 예정인 광포만과 갯벌습지의 전경(사진=사천시)

한편, 환경부는 10년마다 국립공원의 공원 구역을 조정하고 있다. 애초엔 2020년 말까지 구역 조정을 끝낼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마무리하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고 있다.

사천시는 초양섬 0.054㎢(육상부 0.042㎢, 해상부 0.012㎢)를 해제해 초양섬 전체를 국립공원에서 벗어나게 하는 대신, 국내 최대 갯잔디 군락이자 생태계의 보고인 광포만 일대 3.705㎢(육상부 0.111㎢, 해상부 3.594㎢)를 편입시켜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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