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항공산업 이정표, 자주국방 새 시대 열렸다”
내년 7월부터 비행시험…AESA레이더 등 첨단장비 갖춰
2026년 체계개발 완료…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
인도네시아 분담금 미납 숙제…비행시험 때 소음 대책도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출고식이 9일 KAI 사천 본사에서 열렸다. (사진=KAI)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출고식이 9일 KAI 사천 본사에서 열렸다. (사진=KAI)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든 한국형전투기(KF-X) 시제기가 지난 9일 오후 2시 KAI 사천 본사에서 국민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출고식은 설계 도면상의 전투기가 실물로 완성돼 처음 일반에 공개하는 행사다. 

이날 시제기 출고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서욱 국방장관, 강은호 방위사업청장, 안현호 KAI 사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이날 한국형전투기(KF-X)는 ‘KF-21 보라매’라는 새 이름으로 명명됐다. 공군은 시제기 출고를 앞두고 진행한 대국민 명칭 공모로 ‘KF-21’을 고유 명칭으로 결정하고, 공군의 상징으로 통용되는 ‘보라매’를 통상 명칭으로 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자주국방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항공산업 발전의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KF-21은 우리 공군의 중추가 될 것이다. 2030년대 ‘항공분야 세계 7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항공 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안현호 KAI 사장은 “KF-21은 정부와 연구기관, 협력업체들이 한 팀으로 만든 성과물이자 도약대”라며 “이를 바탕으로 뉴스페이스와 친환경 에어 모빌리티, 유무인 복합체계 등 신 성장사업을 추진하고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한편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는 2015년 12월 방위사업청과 한국형전투기 체계개발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 기본설계(PDR)를 마치고 2019년 2월 부품 가공을 시작으로 그해 9월 상세설계(CDR)를 통과했다. 2021년 4월 9일 시제기를 출고했다. KF-21 체계개발 비용은 총 8조8000억 원이 투입되며, 120대 규모의 양산까지 포함하면 전체 투입 비용은 18조6000억 원에 이른다. 

기념사를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기념사를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KF-21 제원과 특징은?

KF-21은 쌍발엔진을 탑재하고 저피탐 기술을 적용했으며, 동체 길이 16.9m·폭 11.2m·높이 4.7m로 F-16 전투기보다 크고 F-18 전투기와 비슷한 크기다.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km), 항속거리는 2900km이며, 무장 탑재량은 7.7t이다.

KF-21은 국산 전투기로 독자적인 성능개량이 가능하고 국내 개발한 무장체계를 항공기에 통합할 수 있도록 진화적인 개발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이 가장 큰 특장점이다. 

KAI는 KF-21 개발로 확보한 기술과 초도양산 1호기 가격 기준 65%에 달하는 국산화 기반을 토대로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AESA(능동전자 위상배열) 레이더·EO TGP(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IRST(적외선 추적장비)·EW Suite(통합 전자전 체계) 등 주요 항전장비를 포함하여 총 85종 품목이 국산화 진행 중이다. KAI는 KF-21에 탑재하는 비행제어와 임무장비 소프트웨어 60여개 품목을 직접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KF-21 경제적 기대효과는?

KF-21에는 3만 개가 넘는 세부 부품이 들어가고,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700개 이상의 국내업체 생산품이 들어간다. 정부는 KF-21이 양산에 들어가면 10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 사업 참여업체들의 기술력 축적, 인프라 구축이 기대되고 있다. 2017년 무기체계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KF-21의 생산유발 효과는 24조 원, 기술파급효과는 49조 원으로 예상됐다. KAI는 “KF-21은 2028년까지 경제적 효과는 2조1000억 원 창출이 예상되고 있다”며 “KF-21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 5조9000억 원에 달하는 부가가치가 창출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과제는?

KF-21은 앞으로 1년 동안 엔진과 AESA 레이더, 통합 전자전 체계 등 성능 테스트를 진행한다. 지상시험만을 위해 준비된 시제기는 총 2대다. 실질적인 비행시험은 2022년 7월부터다. 4년 동안 2026년까지 2200여 차례의 비행 시험을 거치고, 2028년까지 추가 무장 시험을 거쳐야 한다. 비행 시험에는 총 6대의 시제기가 투입된다. 

방산업계에서는 KF-21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 분담금 미납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체계개발 사업비 8조8000억 원 중 20%인 1조7338억을 투자하기로 했다. 1조7338억 원은 개발 단계별로 분담하기로 했으나, 지난 2월 기준 분담금 8316억 원 가운데 2272억 원 만 내고, 6000억 원 상당을 연체한 상태다. 아직 분담금 협상에서는 뚜렷한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천지역으로 문제를 좁혀보면, 본격적인 비행시험이 시작될 경우 읍권역 항공기 소음 대책이 있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사천시의 경우, 쌍발 전투기인 F-15K가 사천에어쇼에 왔을 때 소음 민원이 잇따랐다. 사천시 관계자는 “아직 공론화되지 않은 문제지만, 내년 7월 이전에 관련 부분을 충분히 협의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 일부 보강: 2021년 4월 13일 오전 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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