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함께라면'

『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함께라면』성진환, 오지은 저 / 수카 / 2020
『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함께라면』성진환, 오지은 저 / 수카 / 2020

[뉴스사천=우민재 삼천포도서관 사서] “행복한 일을 말하고 다니면 공기 중의 귀신이 질투를 한다”

어린 시절 책에서 이 말을 읽고 글 작가(오지은)는 좋은 일들은 티 내지 않고 혼자만 알고만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더군다나 요즘은 더더욱 자신의 행복을 말하기 힘든 분위기가 되었다. 그랬던 사람이 행복에 대한 글을 썼다. 대체 어떤 일이 있었길래 가치관이 바뀌어 책까지 쓰게 되었을까?

이 책은 결혼에 환상이 없던 저자 두 사람이 결혼을 하고, 반려동물과 살아가면서 깨닫게 되는 ‘함께’의 의미, 행복의 가능성을 잔잔하게 보여준다. 작가가 겪은 행복은 복권에 당첨되거나 돈벼락을 맞는 것처럼 극적인 일과는 거리가 멀다. 좋아하는 사람이랑 휴가 내내 맛집을 찾아다니며 밥을 먹고, 같이 요가를 배우러 다니고, 새로 산 건조기를 뿌듯해하고, 강아지와 산책을 하는 정도이다. 그런 모습들을 투박하지만 묘하게 매력적인 그림들로 보고 있으면 분명히 소소한 일들이며 나도 몇 번씩은 해봤던 일들인데도 나까지 덩달아 미소를 짓게 된다.
 
저자는 말한다. ‘행복의 모양은 어떤 모양일까, 완전한 동그라미일까, 반짝반짝 별 모양일까, 안정적인 네모 모양일까. 마음은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바뀌는 것이라던데 행복도 그런 걸까. 그런데 그 모양이 중요하기는 할까. 분명한 건, 우리에겐 우리 행복의 모양이 있다는 것. 그것 하나만 기억한다면, 우리의 삶도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해지지 않을까.’

신도, 운명도 믿지 않고 행복한 일이 일어날지 의심했던 두 사람이지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따뜻한 일상의 행복을 만들어가면서 이제는 슬슬 인정해야 함을 느끼고 있다. 인생에 정말 꿀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고, 어쩌면 운명이란 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최근 인상 깊게 읽은 말 중에 ‘삶의 목표는 행복에 있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행복이란 무엇일까?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 행복은 어떤 것인지, 어쩌면 살면서 행복을 모르고 그냥 지나쳐 왔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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