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연구 논문…‘내려받기’만 1만 3000회 넘겼다
네이처, ‘다운로드 TOP 100’ 부여…“꽤 놀라운 성과”
내셔널지오그래픽·뉴욕타임즈 등 세계 언론도 관심
김경수 교수 “세계자연유산, 지질공원 등록도 가능”

(왼쪽부터)김경수 한국지질유산연구소장. 자혜리 원시악어의 두 발 보행렬. 현생 악어의 발바닥 피부와 원시악어의 발바닥 비교(한국지질유산연구소 제공).
(왼쪽부터)김경수 한국지질유산연구소장. 자혜리 원시악어의 두 발 보행렬. 현생 악어의 발바닥 피부와 원시악어의 발바닥 비교(한국지질유산연구소 제공).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사람 발자국을 닮아 학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보였던 사천시 서포면 자혜리의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 그 연구 논문에도 세계인의 관심이 쏠렸다. 해당 논문은 지난해에만 1만 3000회가 넘게 다운로드(=내려받기) 돼 ‘2020년 다운로드 횟수 TOP 100’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진주교육대학교 김경수 과학교육과 교수(=한국지질유산연구소장)가 주도해 연구한 이 논문의 제목은 「한국의 백악기 지층에서 발견된 대형 이족 보행 악어류에 대한 보행렬 증거(Trackway evidence for large bipedal crocodylomorphs from the Cretaceous of Korea)」이다. ‘사천시 서포면 자혜리(중생대 백악기 진주층)의 세계 최초의 백악기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이 주인공인 이 논문은 지난해 6월 11일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그런데 최근에 이 사이언티픽 리포트 편집팀에 따르면, 해당 논문은 2020년 말까지 1만 3225회나 내려받기가 됐다. 이는 2020년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된 논문 2만 1000여 편 가운데 81위의 기록이다. 이로써 ‘다운로드 TOP 100’에 들게 됐다. 또한 이 수치는 상위 0.4% 안에 드는 “매우 놀라운 성과(Extraordinary achivement)”라는 게 편집팀의 설명이다. 그만큼 연구 가치가 뛰어나다는 얘기다. 

 사이언티픽 리포트 '다운로드 탑 100' 마크
사이언티픽 리포트 '다운로드 탑 100' 마크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는 네이처,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와 함께 네이처 출판그룹에서 출간하는 종합과학학술지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다. 이 학술지는 누구나 관심 있는 논문을 누리집에서 자유롭게 내려받을 수 있다.

또 사이언티픽 리포트는 ‘다운로드 TOP 100’에 해당하는 논문에는 TOP 100 배지를 준다. 이 배지는 해당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 성과를 홍보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한편, 사천 자혜리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에 세계 언론도 관심을 쏟았다. 지금까지 뉴욕타임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뉴스위크 등 세계 113개 이상의 주요 언론사가 보도했다. 트위터와 블로그, 유튜브에서도 관련 영상 등이 공유되고 있다. 이는 온라인 상위 1% 이내의 관심도이다.

백악기에 두 발로 걷는 원시악어의 복원도(한국지질유산연구소 제공)
백악기에 두 발로 걷는 원시악어의 복원도(한국지질유산연구소 제공)

이번 연구를 주도한 진주교대 김경수 교수는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우리가 평소 알고 있는 악어는 물가에 서식하고, 네발로 어기적어기적 걷는 모습”이라며, “그러나 사천 서포면 자혜리에 살았던 1억 1천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악어는 두 발로 성큼성큼 걸어 다녔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는 당시에 살았던 육식 공룡과 비슷한 모습으로서 상식을 뛰어넘기에 그만큼 많은 학자와 사람들이 흥미와 호기심을 보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화석의 활용 방안에 관해서도 의견을 덧붙였다. 그는 “사천, 고성, 진주, 남해, 하동, 함안 등 서부 경남 지역은 공룡 화석이 다양해 학술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잘 보존하고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으로 인정받는다면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 연구는 한국, 미국, 호주의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로 진행되었다. 한국에서는 진주교대 김경수 교수,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임종덕 복원기술연구실장, 진주교대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 배슬미 연구원이 참여했고, 미국의 콜로라도대학교 마틴 로클리 교수, 호수 퀸즈랜드대학교 앤서니 로밀리오 박사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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