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한 그릇

『한 그릇』변정원 글그림 / 보림 / 2019
『한 그릇』변정원 글그림 / 보림 / 2019

[뉴스사천=신다솜 사천도서관 사서] 전작 <해님의 휴가>에서 장마철이 되자 해님이 휴가를 떠난다는 재미난 상상력으로 ‘제2회 상상만발 책그림전’에 당선된 바 있는 저자가 이번에는 식재료를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무슨 축제라도 벌이는 걸까? 트럼펫과 풍선, 폭죽까지 등장하는 책의 표지에는 어서 책장을 넘겨보라는 듯 주인공들이 손을 흔들며 어린이들을 책 속으로 이끈다.

한 장 넘기자 밥솥을 나온 밥덩이들이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밥덩이들의 편지를 받는 건 누굴까? 초대장을 받은 주인공들은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들이다. 작가는 콩나물, 애호박, 양파, 당근, 버섯, 달걀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재료를 다루면서도 좀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캐릭터 형태로 표현했다. 더불어 채도가 높은 선명한 색을 사용하고 밝은 표정을 그려 넣어 책을 보는 아이들이 우리 먹거리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채소 친구들은 편지를 받고 기다렸다는 듯이 흔쾌히 초대에 응한다. 밥그릇으로 향하는 각각의 여정에서 지은이의 톡톡 튀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밥덩이들의 진두지휘 아래 한 그릇에 모두 모여 즐거워하는 모습은 마치 잘 어우러진 오케스트라 같기도 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첫 급식 시간. 요즘 같은 봄에는 달래, 냉이와 같은 제철 봄나물들이 자주 식판에 오르곤 하여 채소 반찬을 싫어하는 아이들의 작은 고민거리가 되기도 한다. 속 썩이는 반찬 때문에 점심시간이 고달픈 아이가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고루 먹는 한 끼 식사의 즐거움을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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