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주인공은 사천시도시재생지원센터 이흥숙 코디
‘도시재생사업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법제 정비 방안’
“방향에 관한 이야기…사업에 조금이나마 도움 되길”

이흥숙 사천시도시재생지원센터 코디네이터
이흥숙 사천시도시재생지원센터 코디네이터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사천시도시재생지원센터 소속의 이흥숙 씨(코디네이터)가 ‘도시재생’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아 눈길을 끈다. 박사학위 논문의 제목은 ‘도시재생사업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법제 정비 방안에 관한 연구’이다.

2020년 1월부터 사천시 도시재생 업무와 인연을 맺은 이 씨. 그는 주민과 행정 사이에서 가교역할인 코디네이터 일을 맡고 있다. 그의 도시재생 활동가 이력은 이게 전부다. 그런데 지난 2월 19일, 경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알고 보니 오랫동안 일과 공부를 나란히 해 왔다.

그가 도시재생과 인연을 맺은 이유는 무엇이며, 어떻게 박사학위 논문까지 쓰게 되었을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2월 26일 센터에서 이 코디네이터를 만났다. 그는 특유의 옅은 웃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센터에 들어오기 전까지 KBS에서 오래 일했어요. 회계 업무였죠. 자연스레 법에 관심을 갖게 됐고, 공부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경남대 법학과(대학원)에 들어갔는데, 부동산법을 전공으로 택했지요. 공인중개사 공부도 겸했죠. 그러다 ‘상가 권리금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이 과정에 도시재생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는 2019년 9월에 경남연구원이 진행한 도시재생대학 기초과정을 수강한 뒤 ‘법률만 알기보다 현장을 경험해 보자’는 마음을 먹었고, 그해 말 KBS 퇴사와 함께 사천시도시재생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그렇다면 짧은 기간이나마 그가 도시재생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건 뭘까. 그는 자신이 몸담은 사천시 센터뿐만 아니라 전국의 공통 상황임을 강조하며 조심스레 입을 뗐다.

“도시재생사업의 핵심은 주민의 참여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죠. 하지만 현실은 매우 어렵습니다. 구도심에 계신 분들이 대체로 연세가 많아서, 직접 참여하고 몸으로 일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 다시 센터나 행정 주도로 일을 진행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안타깝습니다.”

이 씨는 지자체마다 구성하고 있는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운영 방식에 관해서도 개선점을 주문했다. 지자체가 직영하기보다는 민간 조직이나 기구에 맡겨 다양한 실험이라도 해보는 게 낫다는 얘기였다.

“전국 90% 정도의 지자체들이 도시재생지원센터 운영을 사실상 직접 하고 있어요. 우리 사천도 마찬가지죠. 이런 구조에선 센터가 창의적인 일을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차라리 위탁이 낫죠. 그리고 도시재생이 더 지속성을 갖기 위해선 재단화나 공사화할 필요가 있을 거예요.”

그의 이런 생각과 주장은 이번 논문에 고스란히 담겼다. 논문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의 도시재생 사례도 담겨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씨가 이번 논문에서 도시재생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제시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도시재생 전략 계획을 ‘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할 것 △둘째, 시·군 도시계획위원회를 도시재생 전문가가 참여한 조직으로 확대 개편할 것 △셋째, 민간 자본을 도시재생에 활용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손볼 것 △넷째, 주민 참여 활성화를 위한 법제를 마련할 것 △다섯째, 도시재생사업의 실효적인 평가체계를 갖출 것 등이다.

그는 끝으로 “이번 논문은 큰 틀의 이야기로서, 방향에 관한 것”이라며, “도시재생사업에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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