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깨친 어르신들, 글쓰기로 세상과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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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깨친 어르신들, 글쓰기로 세상과 소통
  • 강무성 기자
  • 승인 2021.02.09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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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종합사회복지관, 성인문해 글짓기 문집 펴내
코로나19 어려움 속 이웃·가족 격려와 응원 메시지

“모자 쓰고 안경 끼고 마스크 쓰고 누군지도 모르고 지나고 / 온 세상은 마스크 세상 언제 벗나 마스크로 얼굴 가려 알 수 없는 인형 같은 모습 보면 참 답답해 / 언제쯤 마스크를 벗을 것인지 답답한 이 세월이 언제쯤 풀려 내 친구 얼굴 보며 이야기 할까 / 마스크 쓴 세상이 언제나 풀려 서로 서로 얼굴 보며 이야기 할까 귀가 밝아도 귀머거리 같은 세상” - 성인문해 글짓기 최우수작 ‘이삼순’ 할머니의 ‘마스크’ 시 전문. 

삼천포종합사회복지관(관장 조재훈)이 2020년 제1회 성인문해 글짓기대회 기념 문집‘배우는 기쁨, 알아가는 행복’을 펴냈다. 

2020년 제1회 성인문해 글짓기대회 기념 문집‘배우는 기쁨, 알아가는 행복’ 표지.

삼천포종합사회복지관은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에게 한글뿐만 아니라 한문, 미술 등 다양한 문해교육과 문화체험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성인문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상당기간 대면수업을 하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했다. 이는 성인문해 교실을 열고 있는 다른 기관들도 마찬가지. 이에 삼천포종합사회복지관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 어르신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성인문해교육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비대면으로 글짓기대회를 열었다. 지난 10월 12일부터 11월 20일까지 공모 한 결과, 40여 명의 어르신이 공모전에 응모했다. 

한글을 깨우친 기쁨과 경험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위로와 응원의 이야기, 소소한 삶의 기쁨 등 다양한 내용의 글이 복지관에 접수됐다. 이번 공모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함께 성인문해 수업을 듣지 못하는 아쉬움을 표현한 글이 많았다. 비대면으로 수업을 하고, 전화상으로 어르신들을 지도한 교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이야기도 실렸다. 사별한 남편을 그리워 하는 어르신들의 절절한 글도 있었다. 한 어르신은 “어려운 상황 속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시는 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합니다”고 말했다. 

대회 결과, ‘문해교육에 참여하면서 바뀐 변화’를 산문으로 풀어낸 서욱자 할머니가 영예의 대상을 받았다. ‘마스크’라는 시를 쓴 이삼순 할머니는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삼자 할머니와 정봉선 할머니는 우수상을 받았다.  

대상을 받은 서욱자 할머니의 산문.
대상을 받은 서욱자 할머니의 산문.

 

이삼순 할머니의 '마스크' 시 전문.

이번 글짓기대회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정삼조 시인은 “대상을 받은 서욱자 할머니의 글은 자신의 체험을 순서대로 정리해 가면서 그 발전과정에 의미를 부여한 좋은 글이었다. 솔직한 가운데 참된 마음이 잘 전달됐다”며 “이삼순 할머니의 시도 매우 좋았다. 현실감이 있고, 그 현실감을 잘 간추리고 적절한 비유를 써서 완성된 시를 쓰셨다. 시를 계속 써 보시면 머지않아 시집도 한 권 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모든 작품이 좋았다. 생생한, 살아있는 글들이다. 모두 수고하셨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조재훈 삼천포종합사회복지관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학습공백을 줄이고, 어르신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대회를 열었다”며 “성인문해교육의 사회적 인식 확산을 위해 지역주민도 함께 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뜻 깊고 보람 있었다. 어르신들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해 세상과 소통에 한걸음 더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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