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센터, 신품종 ‘토마토4000’ 출시
‘겉단속촉’ 식감···환경 적응력·당도 뛰어나
아직 걸음마 단계···‘연중 재배’ 성공이 목표

29일 사천시농업기술센터 과학영농 실증시범포에서 미래농업과 문상필 기술개발팀장이 사천지역에 적합한 우량 품종 토마토인 ‘토마토4000’을 들고있다. 토마토4000은 환경 적응력과 당도가 뛰어난 품종이다.
29일 사천시농업기술센터 과학영농 실증시범포에서 미래농업과 문상필 기술개발팀장이 사천지역에 적합한 우량 품종 토마토인 ‘토마토4000’을 들고있다. 토마토4000은 환경 적응력과 당도가 뛰어난 품종이다.

[뉴스사천=고해린 기자] 사천시가 사천 지역의 농업환경에 적합한 우량 품종 토마토인 ‘토마토4000’을 개발해 1월 8일 첫 출하했다. <뉴스사천>은 29일 토마토4000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사천시농업기술센터를 찾았다. 미래농업과 문상필 기술개발팀장, 김혜진 주무관이 동행해 토마토4000에 대해 설명했다. 

지역 소득 작물을 시험 재배하는 과학영농 실증시범포에서 주인공인 토마토4000을 만날 수 있었다. 904㎡ 규모의 비닐 온실에서 토마토들이 줄을 이뤄 자라고 있었다. 문상필 팀장이 토마토 하나를 권했다.

“일단 먹어보세요. 먹어보면 확실히 다른 토마토하고는 다를 겁니다.”

토마토400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문상필 팀장과 김혜진 주무관. 
토마토4000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문상필 팀장과 김혜진 주무관. 

얼핏 안 익은 듯 푸른 기가 남아 있는 색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아담한 크기. 과실에 선명하게 새겨진 띠까지. 단단한 육질과 촉촉한 속살로 ‘겉단속촉’이라는 별명이 붙은 토마토4000의 첫인상이었다. 토마토를 베어 물자 단단한 겉 부분이 이 사이로 뭉개졌다. 곧 짭짤하고 새콤한 육즙이 퍼졌다. 달달하고 부드러운 과육은 감칠맛을 더했다. 

김혜진 주무관이 토마토 맛의 비결을 설명했다. 토마토에 과한 영양분, 낮은 온도 등의 환경을 제공해 작물에 스트레스를 주면, 당분이 과실로 집적된다는 것. 이렇게 환경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양액재배 기술이란다. 

“흙에서 재배하는 토경재배와 다르게, 배지에 인위적으로 칼륨, 칼슘 등의 영양분을 섞어서 공급하는 양액재배로 재배한 토마토에요. 스마트 팜(Smart Farm)으로 온도, 습도, 영양분 등 모든 환경을 24시간 제어하고 조절할 수 있죠.”

토마토4000은 온도, 습도, 영양분 등 모든 환경을 24시간 제어하고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팜(Smart Farm) 환경에서 재배하고 있다. 
토마토4000은 온도, 습도, 영양분 등 모든 환경을 24시간 제어하고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팜(Smart Farm) 환경에서 재배하고 있다. 

뭔가 다른 이 토마토4000, 어떻게 개발하게 된 걸까?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미니 수박을 양액재배하는 농가의 난방비 부담을 줄이고, 겨울에도 부담 없이 재배할 수 있는 다른 작물을 찾던 것이 토마토 신품종 개발의 시작이었다.

“사천에서 전국 최초로 1인 가구 맞춤인 미니 수박 양액재배를 성공시켰는데, 겨울철에도 미니 수박을 재배하려니 난방비가 너무 드는 거예요. 1년에 3 작기를 지으면, 따뜻한 2 작기에는 미니수박을 하고, 겨울 1 작기 땐 뭘 키워야 농가 소득도 올리고, 재배하기 좋을까 고심했죠. 궁리 끝에 생각해낸 게 토마토였어요.”

사천시농업기술센터 과학영농 실증시범포 한 켠에 마련된 양액 시설. 배지에 칼륨, 칼슘 등의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사천시농업기술센터 과학영농 실증시범포 한 켠에 마련된 양액 시설. 배지에 칼륨, 칼슘 등의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센터는 지난 10월부터 6가지 품종의 토마토를 들여와 시험 재배했다. 그중 사천 지역 환경에 가장 적합한 품종으로 판정된 것을 토마토4000이라고 이름 지었다. 동양계 품종인 토마토4000은 작지만 알찬 녀석이다. 

“사천에 토마토 농가가 70여 곳 있는데, 대부분 유럽계 품종을 재배해요. 동양계가 유럽계보다 맛은 좋은데, 양이 많지 않고 기르기가 까다롭죠. 유럽계는 안정적이면서 양이 많으니까 농가에서는 양으로 승부를 보는 거죠. 지난해 농촌진흥청에서 연중 재배를 할 수 있는 양액재배기술을 개발했거든요. 그 기술을 접목해 연중 재배만 된다면 토마토4000이 새로운 대세가 될 거라고 봅니다. 그러면 농가들도 가격 경쟁력이 있는 쪽으로 너도 나도 오겠죠?” 

사천 지역의 환경에 적합한 신품종 '토마토4000'. 과실에 새겨진 띠가 선명하다.(사진=사천시농업기술센터)
사천 지역의 환경에 적합한 신품종 '토마토4000'. 과실에 새겨진 띠가 선명하다.(사진=사천시농업기술센터)

검사 결과, 토마토4000은 바이러스에 강하고, 일반 토마토보다 15도 가량 낮은 온도에서도 재배할 수 있는 뛰어난 환경 적응력을 보였다. 특히 평균 8.3브릭스로 일반 토마토보다 2배 이상 높은 당도를 가졌다. 또한 단단한 과육과 우수한 식감이 특징이다. 일반 토마토가 kg당 2000~3000원인데 비해, 2.5kg에 12000원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김 주무관은 토마토4000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토마토 시장에서 부산의 대저토마토가 제일 유명한데, 나중에는 토마토4000이 대저토마토에 버금가는 양대 산맥이 되지 않을까요? 토마토4000이 사천의 새로운 특산품이 되는 거죠.”

토마토4000이 재배되고 있는 사천시농업기술센터 과학영농 실증시범포.
토마토4000이 재배되고 있는 사천시농업기술센터 과학영농 실증시범포.

토마토4000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다. 센터는 올해 토마토4000이 겨울 한 철뿐만 아니라 연중 재배가 가능한 지 시범 재배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국립종자원에 토마토4000 품종 출원 등록과 상표명 등록도 추진한다.

끝으로 문 팀장은 토마토4000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덧붙였다.

“사천지역 농가에 적합한 좋은 품종을 제공하는 것이 농업기술센터의 역할입니다. 토마토4000 연중 재배에 성공하면, 사천 농가에서만 이 품종을 재배할 수 있도록 독점 계약을 추진할 겁니다. 또, 유통 체계를 개선해 농가에서는 토마토 재배만 하면 판로는 걱정 없게끔 물꼬를 터놓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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