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신년 기획 1: 새해에 주목해야 할 이야기 ③ 위기의 항공산업 

항공업체, 긴급직업훈련지원으로 버텨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정부에 ‘호소’
대형항공사 합병·항공MRO 이슈에 촉각
사천공항 활성화, 코로나 상황이 변수

코로나19 여파로 보잉과 에어버스사에 납품되어야 할 부품들이 쌓여 있는 모습.(사진=뉴스사천DB)
코로나19 여파로 보잉과 에어버스사에 납품되어야 할 부품들이 쌓여 있는 모습.(사진=뉴스사천DB)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2021년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된다. ‘고용유지’와 ‘생존’은 지난해로부터 계속된 사천 항공업계의 큰 화두다. 

코로나19 이전 글로벌 항공산업 시장은 연평균 3.5%의 성장세를 보였다. 사천의 항공제조기업들도 민수 중심의 성장 동력 확보에 공을 들였으나, 지난해 ‘보잉737 MAX8’ 기종 생산 중단과 코로나19 여파로 휘청거렸다. 

특히, 민수 중심의 해외 직수출 업체들은 지난해 30~80% 가까운 매출 감소를 기록하는 등 고통스러운 한 해를 보냈다. 사천시와 경남도는 전국의 지자체와 기관에 KAI가 생산한 수리온 기반 헬기 구입 등 구매 활동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미국 보잉사의 경우 최근 민간항공기 생산조립을 재개하기는 했으나, 한 달 평균 1.5~2대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재고가 쌓인 것이 많아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세계여행이나 물류가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에 따라 업계의 명운이 갈릴 전망이다. 

사천지역 항공기업들은 정부에 특별고용지원 업종 지정 등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사천DB)
사천지역 항공기업들은 정부에 특별고용지원 업종 지정 등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사천DB)

이러한 위기 속에서 사천지역 항공제조기업들은 고용유지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고용노동부 지역특화형 긴급 직업훈련 시범사업은 현재 업체들의 고용유지와 생존에 단비가 됐다. 이 사업은 500인 이하 사업장에서 직업훈련을 하면 인건비와 훈련비, 4대 보험료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단, 이 사업은 올해 12월까지만 지원 예정으로,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업계에 따르면, 군수와 민수 분야 납품을 함께하는 곳은 평균 공장 가동률 40%, 민수 분야 위주의 업체는 20~30% 정도 가동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파악한 지난해 10월 기준 사천지역 항공제조업 인력 규모는 53개 업체 9900여 명으로, 고용유지 7500여 명, 유급 휴직·휴업 1000여 명, 무급 휴직·휴업 1300여 명 정도다. 일부 업체에서는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등을 진행해  수백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불법파견 논란을 겪었던 한 표면처리 전문업체는 오는 1월 말 폐업을 예고해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올해도 사천지역 상공계와 정치권, 항공업계는 항공부품제조업 특별고용업종 지원 등 정부의 지원 대책을 강하게 촉구할 예정이다. 사천시는 항공부품업체 공정개선과 설비투자 지원, 중소기업 육성자금 융자지원 확대, 지방세와 수도요금 감면, 온라인 상담회 지원 등을 하고 있다. 

항공제조업 분야가 고용유지와 생존에 큰 방점이 있다면,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사천의 항공MRO사업 분야는 국내 항공사 여건 변화와 정치권의 움직임이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를 나라를 대표하는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지역정치권과 상공계도 사천에 미칠 영향을 살피고 있다. 두 대형항공사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당장 세계 7위 수준의 운송량을 갖춘 대형 국적항공사가 탄생한다. 대한항공 159대와 아시아나항공 82대를 합치면 보유 항공기만 241대에 달한다. 

여기에 계열사인 진에어(28대)와 에어부산(24대), 에어서울(6대)도 통합 LCC(저비용항공사)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직간접적인 MRO 물량만 해도 300대에 달해, 그동안 별도의 MRO 통합법인 출범 여부가 업계의 큰 관심거리가 되어 왔다. 대한항공은 MRO 통합법인 출범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초대형 국적항공사 탄생이 사천의 항공제조업과 MRO 사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업계도 전망을 내놓는 것이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사진=뉴스사천DB)
초대형 국적항공사 탄생이 사천의 항공제조업과 MRO 사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업계도 전망을 내놓는 것이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사진=뉴스사천DB)

초대형 국적항공사 탄생이 사천의 항공제조업과 MRO 사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업계도 전망을 내놓는 것이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하지만 인천지역 정치권은 두 항공사 합병 추진과 관련해, 인천MRO 사업의 군불을 지피고 있어 긴장감은 계속되고 있다. 인천공항 공사법 개정을 통한 인천공항MRO사업 추진 움직임은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 소위에서 제동이 걸린 바 있다. 

항공제조업, 항공MRO와 함께 사천공항 활성화 문제도 올해 큰 화두다. 

사천공항에서 제주행 여객기를 타려는 시민과 관광객들. (사진=뉴스사천DB)
사천공항에서 제주행 여객기를 타려는 시민과 관광객들. (사진=뉴스사천DB)

사천공항은 지난 3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철수한 이후 한때 불 꺼진 공항이 됐다가 기사회생했다. 사천공항은 지난 9월 소형항공사 하이에어의 사천~김포 노선 취항으로 조금씩 활기를 찾는 모양새다. 12월에는 사천~제주 하늘길도 열렸다. 실제 하이에어의 김포~사천 노선 탑승률은 약 80% 수준으로 꽤 준수한 편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관광 목적의 사천~제주 노선이다. 연말부터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2.5단계, 경남 등 비수도권 2단계가 계속 연장되면서, 사천~제주 노선은 상대적으로 낮은 탑승률을 보인다. 

제주 노선 탑승률이 20~30%대로 계속 저조할 경우 올 3월 정기노선 취항이 안 될 가능성도 있다. 하이에어는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제주 노선 계속 유지를 위한 지자체 차원의 지원을 당부하는 실정이다. 제주 하늘길은 오는 3월 사천~제주 카페리 여객선 취항과 맞물려 어떤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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