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장자번덕 <옥수동에 서면...> 창원 장기공연 마쳐
장자번덕은 지난달 17일부터 창원 중앙동 소재 나비예술극장에서 연극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 을 통해 창원 관객들과 만났다.
이번 연극은 10년 동안 서울의 달동네 옥수동에서 열쇠를 깎고 살고 있는 김만수와 이 집에 세들어 사는 옥수동 날건달 박문호, 밤무대 가수 조미령, 이들 세 명이 펼치는 웃기면서 따뜻한 이야기다. 90년 초 달동네 분위기를 전달하는 사실적 무대도 인상 깊다. 진지함 속에서 코믹적인 요소가 가미된 연극은 한 달 공연 내내 많은 관객을 웃기고, 울렸다.
장자번덕의 <옥수동에 서면...>은 지난 3월 말 사천문화예술회관에서 첫선을 보여 사천시민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 4월에는 마산서 열린 제27회 경상남도 연극제에서 단체 금상, 연기대상, 무대예술상, 신인연기상 등 4개 부문의 상을 휩쓸기도 했다.
이번 공연을 기획했던 극단 장자번덕 사무장 겸 배우 이정훈 씨와 잠시 일문일답을 나눴다.
#어떻게 이번 공연을 기획하게 됐나
올해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신종플루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유료공연들이 빵빵 사라져 추운 겨울을 맞았다. 하지만 이럴 때 역발상이 필요했다. 엄혹한 시기, 우리는 보다 많은 이들을 만나야 한다고! 추운 겨울 따뜻한 이야기 한편 들려주는 것 멋지지 않은가. 결국 저질렀다.
장기 공연은 배우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무엇보다 장기공연을 소화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무엇보다 소극장은 1~2회에 끝나는 기획공연에 비해 장기 공연은 배우 자신을 돌아보고, 단련하는 계기가 됐다. 가까운 자리에서 관객들과 만나 앙상블을 이룬 점 좋았다.(실제 관객석과 무대는 배우의 땀방울하나 거친 호흡이 들릴 정도). 특하 사천에서 왔다는 말에 놀라는 창원 관객들이 많았다. 그리고 우리 홈페에지에 찾아와 소중한 후기를 남겨주시는 분들도 많았다.
#이번 장기공연 기억에 남는 점은?
장기공연을 시도하면서 많은 실험들을 했다. 원래 연출에는 없는 장면을 넣기도 하고, 연극 중간에 코믹한 요소를 삽입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반응이 폭발적일 때는 흐뭇했지만, 준비를 많이 한 부분에 반응이 썰렁하거나, 엉뚱한 부분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나올 때 살짝 긴장하기도 했다. 특히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웃음 짓는 여학생들 때문에 NG 날뻔한 적도 많다.
공연 중에 프로 포즈를 부탁한 커플도 있었다. 적절한 애드리브로 '연인'들의 사랑을 돕기도 했다. 사실 관객이 적을 땐 걱정이 되기도 했다. 4~6명 앞에서 공연을 한 적도 있다. 평균적으로 한 공연마다 20명 이상 만났다. 사람들에게 극단 장자번덕과 사천의 이미지를 많이 알린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내년에는 부산에서 장기공연에 도전할 예정이다. 지금 함께 있는 배우들이 호흡을 맞춰 계속할 수 있다면, 충분히 전국 무대 진출도 가능하다. 좋은 연극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 또 사천을 알리는 길이다. 좋은 연극으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싶다.
*다음은 연극 리허설 장면들을 사진으로 담아본 것이다. 연극의 생생한 분위기를 전달키 위해 여러 장면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