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채영·김희주 시인 ‘첫 시집’ 소개

[뉴스사천=고해린 기자] 사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두 시인이 나란히 첫 시집을 출간했다. 주인공은 안채영, 김희주 시인이다. 

'생의 전부가 내 옆을 스쳐 지나간 오후' 표지
'생의 전부가 내 옆을 스쳐 지나간 오후' 표지

생의 전부가 내 옆을 스쳐 지나간 오후

안채영 시인.
안채영 시인.

“끝만 늙어가는 것이 꽃말이다/ 우리는 서로 관상觀想이었다/ 가혹한 꽃말일수록 안 보이는 틈에 흔들리고/ 총총총 여러 번의 계절을 채굴하고 나서야/ 씨앗들만 남는다”-「수레국화」 중에서

안채영 시인은 11월 10일 『생의 전부가 내 옆을 스쳐 지나간 오후』(달아실, 136쪽)를 출간했다. 안 시인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제작지원사업’에 선정돼 시집 발간을 지원 받았다. 이 시집에는 「곡우 무렵」, 「쟁반같이 둥근 달」, 「미닫이 책」, 「사랑의 불시착」, 「쏙」 등 50여 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이병철 문학평론가는 “안채영은 공명통을 만들기 위해 속을 파낸 바이올린처럼, ‘나’를 비워야 비로소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고, 세계와 협화음을 맺을 수 있다고, 타자지향의 성숙한 인격이 될 수 있다고 노래한다”고 전했다.

안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등단 십 년 만에 첫 시집입니다. 한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처음으로 안착을 시도해볼 일이었습니다”라며 “시인은 바릿대 안에 수많은 말을 모으고 거르고 비로소 시로 다시 돌려 드리는, 증진, 말이 아니라 뜻이 중요한 삶이라 말의 탁발승일지도 모릅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안채영 시인은 1967년 진주에서 태어나 2010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했다. 지난해 인문도서 『하루에 한 번, 파자시』를 출간했다. 현재 사천 문학동인지 마루문학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계 밑에 커다란 찻잔을 두고 싶다' 표지
'시계 밑에 커다란 찻잔을 두고 싶다' 표지

시계 밑에 커다란 찻잔을 두고 싶다

김희주 시인.
김희주 시인.

“시계 밑에 커다란 찻잔을 두고 싶다/ 혹시나 떨어지는 시간을 담아두어야지/ 반지 틈에 숨어 흐르는 폭포 모랫방울도/ 호랑나비 날개에서 찢어진 네잎클로버 한 잎도/ 떨어지지 않도록 날아가지 않도록”-「담아두기」 중에서

김희주 시인은 12월 1일 『시계 밑에 커다란 찻잔을 두고 싶다』(도서출판 지식과 감성, 152쪽)를 발간한다. 김 시인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2020 하반기 창작지원 사업’에 선정돼 시집 발간을 지원받았다. ‘가족끼리 뚝딱뚝딱 힐링 시집’이라는 부제가 붙은 시집은 김 시인이 가족들과 함께 만들었다. 엄마는 시를 쓰고, 초등학교 6학년인 딸 박은성 양은 삽화와 표지, 캐릭터를 그렸다. 코로나19 상황을 함께 극복하는 가족의 의미가 담긴 시집에는 김 시인과 박은성 양이 협업한 작품 47편과, 김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쓴 시 21편이 실렸다.

시집은 1부 ‘쓰담쓰담’, 2부 ‘토닥토닥’, 3부 ‘몰랑몰랑한 흑백사진’까지 3부로 구성됐다. 김 시인은 3부에 걸쳐 자기 자신을 비롯해 타인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건넨다. 진솔하게 와닿는 시들은 읽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정삼조 시인은 “이 시집은 가족이 한마음으로 내는 시집이기에 다 읽어보지 않아도 매우 따뜻할 것 같다. 이 시집은 ‘사랑’에서 출발하고 있는 셈이다. 이 시집의 시들은 쉽게 읽힌다. 쉽게 읽힌다는 것은 시인의 마음속 생각이 익고 익어서 가장 알기 쉬운 말로 표현됐다고 말할 수 있겠다”라고 설명했다.

김 시인은 “시집 출간까지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제가 쓴 한 줄의 싯구와 박은성 양의 그림이 잠깐의 휴식이 되길 바라고, 이 시집이 독자 여러분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희주 시인은 1974년생으로, 사천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개인시화전 ‘그냥’展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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