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경찰서 경비교통과장 김현식
중국 역사서 예기(禮記)나 삼국지 위지동이전(魏志東夷傳)에 의하면 우리 민족은 가무음곡(歌舞音曲)을 즐길 줄 아는 민족이라 했고, 19세기말 미국인 선교사도 어린이들까지도 길에서 늘 노래를 부를 정도로 음악을 매우 좋아하는 민족이라 하였다.

이러한 풍류와 멋을 아는 민족성으로 인하여 음주가무를 즐길 줄 알면서도 이것을 삶의 터전에 적용함으로서 항상 즐겁고 흥이 나는 생활을 유지하는 원동력으로 삶았으며 이것이 지금 우리가 힘들 때 어려움을 이겨내고 국력을 하나로 어우르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좋은 전통의 음주․가무가 요즘에는 이상하게 잘못된 방향으로 바뀌고 있으며 이러한 행위가 크나큰 교통사고의 인명피해 행위로 이어지고 있어 크나큰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주요 명산은 단풍 물결로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서서히 단풍이 남부지방으로 이동하면서 조만간 전국이 단풍물결에 휩싸일 예정이다.

이러한 경치를 놓치지 않으려는 관광객들은 저마다 앞을 다투어 이웃사촌, 지역동호회, 계모임 등 친목을 이유로 가을 단풍구경을 하고 있으며 또한 학생들도 가을 단풍을 벗 삼아 들뜬 마음으로 수학여행을 하고 있어 지금 전국도로는 관광차량으로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자! 그럼 관광차 안은 어떠한지 한번 들여다보면 질서 있는 가을 행락철 단풍구경을 통한 친목도모의 본래의 의미는 온데간데없고 관광객 모두가 차량 내 좁은 통로에 서서 서로 뒤엉켜 술을 먹으며 녹음반주에 맞춰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고 있고 그나마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안전띠를 매지 않고 음주․가무에 함께 취하고 있는 등 관광차량이 아니라 무도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을 지키지 않는 습관으로 인해 매년 행락철 대형 교통사고가 되풀이 되고 있으며 가족과 주위 분들에게 차마 씻지 못할 크나큰 슬픔을 남기고 있다.

요즘은 과거보다 관광철 차량 내 음주가무행위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이러한 행위가 완전히 근절되지 않았으며 드높은 가을 하늘 만큼이나 들뜬 마음으로 자제력을 잃고 차량 내에서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으면 사고의 어두운 그림자는 항상 드리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즐겁고 안전한 여행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운송 관계자들도 승객의 안전띠 착용을 적극 유도토록 하고 차량 내 소란행위를 근절토록 하여 교통사고 없는 여행길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 하여야 할 것이다.

가을 행락철 사고 없는 안전한 여행의 보장은 경찰의 단속과 홍보만으로 부족하다. 관광객과 운송관계자가 함께 안전 수칙을 준수했을 때 즐거운 여행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민족의 자랑거리인 풍류와 멋이 절제되지 못해 사고의 어두운 그림자로 이어지기 보다는 마음속의 풍류와 멋으로 간직할 수 있을 때 고유의 자랑스런 전통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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