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누구나 노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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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누구나 노인이 됩니다
  • 김현 경상남도 서부권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
  • 승인 2020.11.06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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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경상남도 서부권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
김현 경상남도 서부권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
김현 경상남도 서부권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

“노인학대 신고하는 곳이죠? 저희 옆집에 할아버지가 치매가 있는 것 같은데,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걱정되어 가봤더니 냉장고가 비어있어서, 걱정이 되서 전화 드립니다.” 

신고를 받고 할아버지 집에 현장조사를 가니, 할아버지는 사람을 반가워했다.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물으며 연신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할아버지! 식사하셨습니까?”로 시작된 상담은 한 시간여 계속되었고, 할아버지는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서 많은 애기를 해주셨다. 할아버지는 해방되기 직전에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 시절이 다 그렇듯, 맏이로 태어난 할아버지는 5명의 동생의 뒷바라지도 해야 했다. 1960년대 후반 25세 나이에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가난을 벗어나려고 목수일, 동네슈퍼, 여관업 등 할 수 있는 일은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살았다. 그런 중에 4명을 자식을 낳았고, 지금은 잘 살고 있다고 한다. 할머니는 몇 해 전에 지병으로 돌아가셨다. 몇 가지 검사를 해보니, 할아버지는 경도인지장애 또는 초기치매가 의심되는 상황이나 일상생활을 가능한 그런 상황이었다.

할아버지는 자식들 시집·장가보내고, 가지고 있던 현금도 필요한 자식에게 나눠줘서 현재는 자식들이 보내주는 용돈과 기초노령연금으로 생활을 하신다. 네 자녀는 다 살기가 괜찮은 편이고, 매달 약간의 용돈을 보내드리고, 일 년에 대여섯 번 할아버지를 뵈러 본가에 들린단다.

할아버지의 네 자녀를 학대행위자라고 볼 수 있을까?

네 자녀는 가끔 안부전화도 하고, 용돈도 보내고,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집에 들리기도 한다. 큰아들은 자신의 집에 같이 살자고 해도, 할아버지는 거부한다. 그냥 혼자서 사시겠다고 고집이다. 

할아버지는 고생해서 살아온 삶에 대한 보상을 받고 있는가?

할아버지는 초기치매를 앓고 있다. 혼자서 밥을 할 수 있지만, 귀찮고, 힘들어 겨우 밥만 해서 김치로 끼니를 때운다. 하루종일 집에 있지만,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일주일에 한번쯤 네 자녀 중 한명이 안부전화가 오는 정도가 전부다. 외롭다. 이러다 아프면 어쩔까? 하는 걱정이 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분명하다. 자식들이 좀 더 자주 할아버지를 찾아뵈어야 한다. 자신에게 쓸 돈을 조금 줄여 할아버지의 경제적인 지원을 하여야 한다. 손자 손녀들에게도 할아버지에게 전화드리고, 시간날 때 마다 찾아뵈라고 가르쳐야 한다. 동네에 있는 주간보호센터 등을 알아보고 이용하게 신경을 써줘야 한다. 우리들이 할 일 중에서 부모님을 돌보는 일을 조금 더 앞 순위에 두어야 한다. 공무원들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관할 지역의 노인들을 살펴야 한다. 

지역사회는 60년대 가난했던 우리나라를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로 만들어 놓은 노인세대에게 존경을 표 하여야 한다. 할아버지의 네 자녀를 학대행위자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우리 사회 전체가 이 할아버지를 학대하고, 방임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지금을 사는 우리가, 미래를 노인으로 살아갈 우리를 학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영화제가 우리 주변에 있는 노인의 삶을 그리고, 우리 부모님들의 삶을 한 번 더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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