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주 사천YWCA가정폭력성폭력통합상담소 팀장

김순주 사천YWCA가정폭력성폭력통합상담소 팀장
김순주 사천YWCA가정폭력성폭력통합상담소 팀장

2017년부터 3년동안 사천여성인권영화제를 열어 이 시대의 여성이 처한 사회적 현실과 여성인권을 이야기했다. 늘 예산이 적어 상영하고 싶었던 영화중에서 고르고 골라 2~3편만 상영해야 하는 갈증을 겪던 중 ‘경남형 주민참여예산 공모사업’의 도움을 받았다. 영화제 추진위원회에서는 이번 기회에 여성인권만 얘기 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다양한 인권으로 주제를 확장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여러 번의 사전 준비를 회의를 거쳐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인권영화제(제4회 사천인권영화제)’가 기획됐다.  

그러나 2020년 시작과 함께 찾아온 코로나19는 영화제 계획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곧 끝날 것 같았던 코로나 정국이 몇 달이 지나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우리는 영화제 개최 여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봄나들이, 영화 보기, 취미활동 등 당연하게 누렸던 일상생활을 못 하게 되면서 기존에 누렸던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 번 절실히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답답하고 힘든 시민들에게 작은 기쁨이라도 주고 싶었던 우리는 여러 가지 대안을 찾던 중 ‘자동차극장’을 생각해냈다. 자동차극장이야말로 지금 시국에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묘안이라 생각했고 변경계획안을 추진위원회에서 승인하여 부푼 마음을 안고 준비를 시작했다.

처음 시도해본 자동차극장은 말 그대로 매일 매일이 변화무쌍, 시행착오 그 자체였다. 삼천포유람선 선착장 주차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주차 라인을 만들기 위해 안 해본 망치질도 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개막을 했다. 그런데 꺼지지 않는 자동차 전조등과 잡히지 않는 라디오 주파수가 복병으로 나타났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첫날을 마무리했다. 

다음날 차량 정비업소를 방문해 전조등 끄는 법과 외제차 라디오 주파수 맞추는 방법을 배우고 나니, 마지막 날에는 자동차 박사가 된 것처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바람이 많이 불어 스크린과 밑에 설치해 놓은 현수막도 떨어지고, 주차 안내한 배너대도 부러지는 등 많은 일이 발생했다. 사업을 주관한 우리도, 자동차로 참여해 준 관객들도 사천에서 처음 열린 자동차극장은 평생 잊지 못할 이벤트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영화제는 이제 4회를 맞는다. 타 지역의 인권영화제를 보면 역사도 모두 우리보다 길고 준비나 내용면에서도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고 지역 주민들의 관심도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경험이 적어 서툴고 부족하지만 마음만은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렇게 한해 두해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도 가고 싶은 그 길을 가고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1년 동안 아직 경험이 부족한 실무자로 책임을 맡아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금까지 왔다. 함께 노력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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