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성분을 함부로 생략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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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성분을 함부로 생략해선 안 돼
  • 하병주 기자
  • 승인 2020.10.28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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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쓰기] ‘알려라, 더 넓게 더 쉽게’

<알려라, 더 넓게 더 쉽게> 이 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사)국어문화원연합회의 지원으로, 경상대학교국어문화원‧사천시‧뉴스사천이 함께 싣습니다. 사천시가 발표하는 공고‧고시문을 경상대 국어문화원이 쉬운 우리말로 다듬은 뒤 뉴스사천이 기사로 소개하는 것입니다. 어렵고 딱딱하고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을 쉬운 우리말로 고쳐 쓰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이번에 살펴볼 ‘사천시 공고 제2020-1262호’ 공고문은 무연고 시신을 발견한 데 따른 행정의 후속 처리 사항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 공고문에서 ‘무연고 사망자’, ‘신원미상 변사자’, ‘표류 변사체’ ‘사망자의 사체’ 등 같은 대상을 두고 여러 가지 용어를 섞어 쓰고 있음이 어색하다. 이에 용어 정리부터 적절히 할 필요가 있겠다.

마침 사천시는 이 공고문에서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규정에 따라 해당 일을 처리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다른 용어보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서 사용하는 용어인 ‘무연고 시신’으로 통일해 쓰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이어 ‘주어, 목적어, 보어, 서술어’ 등과 같은 문장의 성분에 관해 살펴보자. 주어와 서술어는 모든 문장에 필수적이며 보어와 목적어는 그 문장에 쓰인 서술어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꽃이 피었다’와 같은 문장은 ‘주어+서술어’만으로 완전한 문장이 되지만 ‘내가 책을 읽는다’와 같은 문장은 주어, 서술어 외에도 목적어가 있어야 완전한 문장이 된다.

그런데 글을 쓰는 사람들이 문장에서 필수 성분을 빠뜨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써야 할 성분을 생략하면 문장이 어색할 뿐만 아니라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어려울 수 있는 데도 말이다. 따라서 공고문과 같은 공공언어에서는 문장 성분을 더욱 잘 갖추도록 노력하자.

그런 점에서 이 공고문의 원제목 ‘무연고 사망자(신원미상 변사자) 공고’는 아쉽다. 무연고 사망자에 대해 무엇을 하는가에 해당하는 성분, 즉 ‘발견’과 ‘행정 처리’의 내용이 제목에 나타나 있지 않아서다. 따라서 원제목을 ‘무연고 시신 발견 및 수습 알림’으로 고쳐 보았다. 공고문의 본문에서는 주어가 빠져 있으므로, ‘사천시는’을 앞에 넣었다.

이어지는 ‘2. 발생상황’의 첫 번째 항목에서도 주어에 해당하는 문장 성분이 없다. 아마도 ‘무연고 시신’을 주어로 상정한 듯하다. 그러다 보니 문장도 피동문으로 구성되고 말았다. 따라서 ‘2020. 08. 20. 10:17시경 사천시 마도동 저도 서방 약 1해리 해상을 항해 중이던 선박에 의해 표류 변사체로 발견되었다가 같은 날 11:05경 출동한 통영해양경찰서 사천파출소 소속 경찰관에 의해 인양됨’의 원문을, ‘2020. 08. 20. 10:17경 사천시 마도동 저도 서쪽 약 1해리 해상을 항해 중이던 선박의 선원이 표류 중이던 시신을 발견했으며 같은 날 11:05경 출동한 통영해양경찰서 사천파출소 소속 경찰관이 시신을 인양함’으로 바꾼다.

‘발견’의 주체를 ‘선원’으로, 인양의 주체를 ‘경찰관’으로 잡음으로써 문장이 훨씬 이해하기 쉽고 깔끔하다. 원문의 ‘10:17시경’에서 쌍점(:)은 시와 분을 아우르는 말이므로, 뒤의 ‘시’는 불필요한 표현이다. 따라서 ‘시’를 지워 ‘10:17경’으로 쓴다. ‘서방’보다는 ‘서쪽’이 더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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