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나는 기다립니다...'

「나는 기다립니다...」다비드 칼리 지음 / 문학동네 / 2007
「나는 기다립니다...」다비드 칼리 지음 / 문학동네 / 2007

2020년이 가기 전에 무엇을 할까?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하나 마음이 무척이나 무겁습니다. 

이런저런 아쉬움들이 밀려오지만 다가오는 2021년을 기다려 봅니다. 문득 기다림에 생각나는 그림책이 하나 있습니다. 책상 달력만한 작은 그림책 <나는 기다립니다...> 입니다.

책장을 넘기면 아이가 빨간 실을 잡아당기며 어서 키가 크기를 기다립니다. 다음 책장을 넘기면 케이크가 구워지기를 기다리고, 크리스마스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아이는 점점 자라 사랑을 하게 되고, 연인을 기다리고, 전쟁이 끝나기를, 결혼을 하기를 기다립니다. 

사랑을, 기쁨을, 만남을, 사람을... 삶의 모든 것에 대한 것을 기다립니다. 나는 기다립니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수많은 단어와 내가 알지 못하는 더 많은 단어와 문장 속의 의미들을 기다립니다. 

살아가며 삶에 대한 모든 것을 기다립니다. 가끔은 서로에게 원하던, 원치 않던 슬픔을 주게 되고 이로 인해 “미안해”라는 한 마디를 기다립니다. 기다리지 않고 다가서기도 하지만 그 다가서는 시간도 기다립니다. 기다림과 다가섬 사이에서 기다립니다.

5분이면 읽을 수 있는 짧은 이야기이지만, 한 페이지를 넘어가려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기다림과 끈이 매개체가 되어 우리의 삶을 표현하고 있는 어른을 위한 동화, 아니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책입니다.

누군가 또는 무언가를 기다려본 적이 있나요? 

기다리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서서히 알아갑니다. 우리는 내일의 삶을 기다리기 때문에 행복한 건 아닐까요. 내년 2021년에는 무엇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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